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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Aug 22. 2016

15. 펀드투자는 위험관리기법부터

   펀드 투자는 주식에 투자되는 금융상품이다. 은행 예금이야 금융기관이 망하지 않는다면 만기일에 예금한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펀드의 경우에는 다르다. 만약 투자한 원금에 손실이 발생한다면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주식의 위험과 위험관리기법을 공부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리스크란 가격의 변동성을 의미한다. 내가 매입한 주식 가격보다 내려간 가격으로 매도한다면 리스크가 현실화되어 손실이 발생하지만, 내려간 가격이 다시 회복되어 내가 매입한 가격 이상이 되었을 때 매도를 하는 경우에는 리스크가 현실화되지는 않는다. 성공적인 펀드 투자는 “주식의 리스크를 이해하고, 그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주식투자가인 랄프 웬저는 『사자 나라의 얼룩말』이라는 우화를 통해서 리스크에 대한 관점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만약 당신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얼룩말 가운데 하나라고 하자. 그러면 당신은 얼룩말 무리 속에서 어느 곳에 자리를 잡을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주변 환경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최상의 자리는 무리의 맨 바깥쪽이다. 신선한 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무리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으면 남들이 반쯤 먹다 만 풀이나 말발굽에 짓이겨진 풀을 뜯어먹어야 한다. 따라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얼룩말이라면 과감히 무리의 맨 바깥쪽으로 나가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 보면 사자가 달려들 때도 생각해야 한다. 무리의 맨 바깥쪽에서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던 얼룩말은 이럴 때 사자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반면 무리의 중간쯤에서 제대로 풀을 뜯어먹지 못했던 얼룩말은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다.”


   자,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은행 예금을 하자니 장기적으로 보면 물가상승률을 따라 잡기도 어렵다. 자산관리에 있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만큼 무서운 적도 없다. 물가상승률만큼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식형펀드에 투자하자니 사자의 먹잇감이 될지도 모를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최상의 자리에서 풀을 먹고 있는 동안 다른 얼룩말이 망을 본다든가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물론 100% 완벽한 안전장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다면 선택할 여지가 있지 않겠는가? 이처럼 리스크는 무작정 회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안지 않으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리스크의 통제 가능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피터 번스타인은 그의 저서 『리스크』에서 “결국 리스크 관리의 본질은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최대한으로 늘리고, 반면에 도무지 인과관계 속에 숨겨진 연결고리를 알 수 없어서 결과를 통제할 수 없는 범위는 최소화시키는 데에 있다”라고 말했다. 신선한 풀을 먹기 위해서 리스크를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그러나 주식시장에 숨은 리스크의 본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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