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수복 Aug 14. 2016

2. IMF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2000년 로버트 기요사키가 쓴 책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가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다. 재테크 관련 서적이 이토록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은 적이 일찍이 없었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평생직장이 무너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돈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긴 이유도 있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금융환경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IMF 이전만 하더라도 재테크가 대중의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킬 만한 이유가 별로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재테크를 하는 방법은 거의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부동산 불패 신화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예외 없이 재테크 1순위는 부동산 투자였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첫 번째 목표는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었다. 대출을 끼고 24평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그때부터 대출금을 갚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대출금을 다 갚을 때쯤이면 다시 33평 아파트를 대출금을 끼고 분양을 받고, 다시 대출금을 갚아가기 시작한다. 대출이자를 부담하더라도 아파트 가격이 더 올라 충분히 대출이자를 보상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더 큰 부자들은 땅, 상가 등을 통하여 부를 축적해 왔다.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던 시기였다. 정기예금 금리가 10%를 넘었으니 주식 등 투자 상품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필자가 당시 은행에 근무할 때는 특별한 재테크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비과세 상품 정도만 안내하는 게 재테크의 전부인 시절이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저금리가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밑돌면서 은퇴 후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 이후 공급 부족과 저금리로 인하여 2003년부터 들썩였던 아파트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큰 폭으로 하락을 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뛰고 있다. 펀드멘탈에 의한 가격 상승일까? 아니면 추락하는 경제성장률을 만회하기 위한 정책적인 부양일까? 필자의 생각은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 이제 달리는 호랑이의 등에서 뛰어내려야 할 때가 멀지 않았다. 정부의 인위적인 부양 정책도 도도한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다. 역사가 증명하지 않는가. 부동산 불패 신화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하우스 푸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면 이미 늦다. 표류하는 대한민국의 자산관리,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1. 줄탁동시(啐啄同時)의 마음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