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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Sep 05. 2016

28. 낙관의 오류, 비관의 오류

   주식시장은 경기의 움직임보다 6개월 정도 선행해서 움직인다. 경기가 고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걷기 전 주식시장은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대로 경기가 회복되기 전에 주식시장을 벌써 경기가 회복될 것을 반영하여 오르막길을 가고 있다. 따라서 경기를 예측하면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할 수가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예측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은 경기변동을 예측한다는 것인데, 경기변동은 너무나 많은 변수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흔히 경제학자들의 경기예측을 일기예보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일기예보를 믿고 우산을 들고 가지 않았는데 오후에 소낙비가 쏟아져 낭패를 겪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제학자들의 경기예측도 틀리기 일쑤다. 그런데 경기예측과 일기예보의 차이점이 있단다. 일기예보는 지금 현재의 날씨는 정확히 알 수 있다. 바로 하늘을 쳐다보는 것으로 해결이 된다. 그러나 경기예측은 지금 현재의 상태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지금이 경기 바닥인지 아니면 아직도 바닥을 지나지 않았는지 현재 시점에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그때가 경기의 저점이었는지 아니었는지가 판명된다. 


    이처럼 경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변동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주식시장도 예측할 수가 없다. 따라서 시장 타이밍을 가지고 투자에 성공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일반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고가 매도가 아니라 고가 매수, 저가 매도의 덫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타이밍과는 거꾸로 간다는 말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바로 낙관의 오류와 비관의 오류 때문이다. 


    낙관의 오류는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시장을 낙관한다는 것이다. 마치 주식시장이 영원히 오를 것 같은 환상을 같게 된다. 이때는 마음도 편하다. 금융기관의 직원들이나 투자전문가들, 그리고 언론도 낙관론 일색이다. 이미 투자한데서 꽤 쏠쏠한 수익이 났다. 이때부터 슬슬 탐욕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 순간부터 마음 놓고 투자를 시작하지만, 이때가 바로 고점이다. 지금의 주식시장 호황이 앞으로도 영원할 것 같은 낙관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저점 매수가 아니라 고점매수의 결과를 낳게 된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짐작을 할 것이다. 얼마 후 다시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면서 큰 손실을 보고 주식시장을 떠난다. 


   반대로 비관의 오류는 주식시장이 큰 폭락을 겪은 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제 주식시장은 끝났다. 앞으로 얼마나 더 폭락할지 공포감이 엄습해온다. 주변에는 온통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뿐이다. 투자전문가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낸다. 언론에서는 세계 대공항이나 일본의 장기불황과 지금을 비교하면서 이제 주식시장은 죽었다고 단언한다. 투자자들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이것만이라도 건지자는 마음에 큰 손실을 보고 주식을 처분한다. 고점 매도가 아니라 저점 매도를 하는 순간이다. 바로 비관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주식시장이란 것이 하루에도 수 십 번 투자자들의 심리를 무너뜨리는 곳이다. 이처럼 흔들리는 투자심리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방법이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다. 물론 분산투자와 장기투자가 최고의 투자전략이라고는 할 수가 없다. 최고의 투자전략은 주식시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다. 만약 주식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면 분산투자와 장기투자가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투자전략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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