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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Sep 07. 2016

29. 적립식펀드는 안전하고, 거치식펀드는 위험하다?

   적립식펀드는 시간에 대한 분산투자다.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가 없으니 매월 꾸준하게 적립을 하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 주식시장이 내려가면 똑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가 있고, 주식시장이 올라가면 똑같은 돈으로 더 적은 주식을 사게 되지만 평균을 내면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적립식투자를 하면 적어도 주식시장의 꼭대기에서 한꺼번에 투자하는 경우는 없게 된다. 반면 주식시장의 최저점에서 투자하는 행운도 없게 된다.      


   적립식투자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주식시장의 흐름과 상관없이 매월 꾸준하게 적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불안한 마음에 적립을 중단하고,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기분 좋게 돈을 넣는 경우를 보게 된다. 심지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소위 전문가라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직원이 주식시장이 불안하니 적립을 중단하고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인터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적립식투자의 장점을 망각한 무책임한 말이다. 어쩌면 주식시장이 추가 폭락했을 때 투자자의 원성을 고려한 면피성 발언일지도 모를 일이다. 오히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적립을 해야 한다. 더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적립식투자와 관련해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적립식투자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적립식투자는 매입단가를 평준화하여 안정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효과는 있지만, 적립식투자 또한 주식시장의 개별위험과 시장위험은 여전히 안고 있다. 따라서 적립식투자를 하더라도 개별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 분산투자를 해야 하고, 시장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기 바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오해는 적립식투자는 평균 매입단가 효과에 의해 안전하지만,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펀드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말고 CMA 등에 넣어놓고 매월 적립식투자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주로 보험설계사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하는 것 같고, 일부 은행이나 증권사 직원들도 고객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 같다. 적립식투자가 안정적인 투자방식은 맞지만, 잘못된 주장이다. 적립식투자도 1년, 2년만 적립해도 목돈이 되어 있다. 기존에 적립한 목돈은 위험하니까 환매해서 또다시 적립식투자를 해야 한단 말인가? 물론 거치식펀드는 주식시장이 고점일 때 한꺼번에 투자하는 위험은 있다. 그래서 몇 번씩 나누어 넣는 것은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투자할 경우 2천만 원씩 다섯 번으로 나누어 돈을 넣는 방식이다. 만약 매월 100만 원씩 투자를 하고 나머지는 CMA에 넣어 놓는다면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했을 때의 기회비용을 잃게 된다. 왜냐하면 저금리로 인해서 투자를 하게 된 것인데, 금리가 낮은 CMA에 몇 년간 돈을 묵혀두어야 하니 말이다.      


   적립식투자와 거치식투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저축은 장기 적립식투자를 하고, 목돈은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하여 위험을 관리하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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