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다고 뱉지 말고 계속 씹어. 오래 씹다 보면 단맛이 나와.“
어른들은 힘들 때마다 고진감래라고 했다.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쓴 게 오래가도 그냥 계속 쓴 거 아닌가. 왜 단맛이 온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알게 된다.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참 힘들다. 침대 위 중력은 유난히 강하다. 밖은 아직 어둡고, 이불 밖은 찬바람이 휘몰아친다. 이불 안으로 강렬히 더 파고들고 싶다. 10분만 더, 아니 5분만 더
하지만 일어난다. 러닝화 끈을 묶는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처음 5분은 숨이 차고 다리가 무겁다. 10분쯤 지나면 돌아가고 싶다. 이걸 왜 하나 싶다.
그런데 20분을 넘어서면 묘하게 달라진다.
몸이 풀린다. 숨이 고르게 쉬어진다. 다리가 저절로 움직인다. 생각이 정리되고 복잡했던 마음 또한 가라앉는다. 30분쯤 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계속 달리고 싶어진다. 온기가 돈다. 등이 따뜻해진다. 어느새 동쪽 하늘이 빨갛게 물들어 온다.
해가 뜬다. 나의 해가 뜨고 있다.
삶도 그렇다.
힘들 때가 있다.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더 이상 못 하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냥 여기 앉아서 쉬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
그런데 조금만 더 가보면 달라질 거란 희망을 갖는다. 조금만 더 버티면 보일 것이라 믿는다. 잠깐 숨 고르고, 다시 일어서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비를 넘어 있을 것이다.
”힘들다고 주저앉아만 있지 말고 나가 뛰어. 그러면 행복한 내가 보일 거야.“
달리기가 가르쳐준다. 쓴맛을 견디면 단맛이 온다는 것. 어둠을 지나면 해가 뜬다는 것. 춥고 어두워도 계속 간다면 떠오르는 해에 밝아진 너의 길이 보인다는 것.
고진감래는 그냥 오는 게 아니다. 기다린다고 오는 게 아니다. 계속 씹어야 한다. 계속 달려야 한다. 계속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달콤한 나의 해가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