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하면 기운이 빠지고 에너지가 소모될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달리기는 반대다. 달리기는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다. 나를 더 지치게 만드는 소모의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몸과 마음에 좋은 에너지를 촘촘히 채워 넣는 충전의 시간이다.
뛰기 전에는 늘 귀찮고 몸은 무겁다. 오늘은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그런데 막상 뛰고 돌아오면 신기하게도 집을 나설 때보다 더 지쳐 있지 않다. 오히려 날 서 있던 마음은 무뎌지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던 짜증은 한층 가라앉아 있다. 몸은 땀에 젖어 축 늘어졌지만 마음만은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달리기는 분명 에너지를 쓰는 행위이지만, 동시에 에너지가 충전되는 일이기도 하다. 매일의 달리기는 “오늘도 해냈다”라는 작은 배터리 하나를 내 가슴에 훈장처럼 끼워 준다. 그 미세하지만 확실한 성공들이 켜켜이 쌓여 내일의 나를 빛나게 한다.
나태해지려는 나를 다 잡아주고, 흐트러졌던 자존감을 조금씩 회복시킨다.
새벽의 달리기가 오늘 하루를 버텨낼 힘을 미리 저축해 두는 ‘준비’라면, 저녁의 달리기는 오늘도 무사히 살아낸 나 자신에게 건네는 따뜻하고 조용한 ‘위로’다.
그래서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체력을 깎아 먹는 고된 노동도 아니다.
오늘을, 그리고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내가 나에게 선물하는 가장 정직한 충전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