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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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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주 Mar 10. 2020

뾰족함.

 삐죽하게 솓아나 있는 뾰족한 가시는 몸을 뚫고 마음을 뚫어 이윽고 자신에게 도달하기에 이른다. 한데 그 날카로운 가시 마저도 넓은 아량으로 감싸 안아 베풂을 통해 무언가에 다다르기까지의 거리와 시간은 본인의 모습과 행동에 비례한다.


 셀 수 없이 많은 밤하늘의 별처럼 똑같이 셀 수 없이 수많은 뾰족한 것들이 여전히 날을 세운채 기다리며 몸과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지만, 정작 본인들은 호락호락당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뾰족한 날들을 더욱 날카롭게 세워, 수를 늘려 가는 것이 아닐까.


 이제는 뾰족함을 뭉툭하게 만들어야 할 때이다. 뾰족함을 뭉툭하게 만들어 평평하게 이어 붙인다면, 오직 방어와 수비만이 강력하게 발달이 될 뿐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만의 확고한 무엇이 생기리라. 아무것도 아니었던, 근거도 없었던 행동들에 대하여 스스로가 돌아보며 뭉툭하게 만든 뾰족한 것들은 하나하나 신념과 고집이 된다.


 만들어진 신념과 고집은 자신의 인생이 되고, 삶이 되어 녹아내린다. 녹아내린 것들은 안에서 기분 좋게 퍼져나가며,  때로는 밖에서도 퍼져 녹아내린다. 뾰족함을 사용했었지만, 어느새 신념과 고집으로 변해있는 것이다. 신념과 고집이 만나면 더욱 높아지고, 강해지는 어떠한 것이 되는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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