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나서

기분

by 송동주

노을이 지고 각자의 한숨이 섞인 거리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듯 어두컴컴할 뿐이다. 마감시간이 될 때에는 기분이 날아갈 듯한 표정을 짓고있다. 하지만 날아갈 듯한 기분도 잠시 내일이면 다시 출근할 생각으로 날아갈 듯한 기분이 날개가 떨어져 추락할 기분으로 변하고, 갑자기 급하게 알코올에 의존하고 싶어진다.


술도 마시지 못하는 내가 일이 아닌 겨우 아르바이트로 알코올에 의존하고 싶어질 정도면 직장인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고 퍼뜩 생각이 난다. 그리고, 한번 쯤 머릿속에 기억이 길고 긴 장문의 글에 중간중간 오타 때문에 지우개로 지워진 것처럼 필름이 끊길정도로 미친 듯이 마셔보고 싶지만, 실수하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맛없고 쓰디 쓴 액체에 굴복한다는 것 같아서 더 싫어지기도 한다.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에 끝 없이 펼쳐진 광활한 하늘을 보고 있으면, 항상 후련한 느낌이 들고는 하지만, 시간을 보고 '9시간 후면 다시 출근이구나.' 하고 역시나 샐수 없는 한숨을 깊게 들이 뱉는다. 언제쯤 한숨을 들이 마실 수 있는 그런 때가 있을까. 한참 기다려야 할테지만, '그때를 위해서 내가 버티고 있다.'라는 자기위안과 함께 모두의 한숨이 섞인 거리를 나서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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