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역사.

by 송동주

장장 몇십 년을 걸쳐서 나와 형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직 불완전할 테지만. 그 과정에서는 주위 사람들이나, 가족들이 한몫하고, 나 또한 노력은 했었다. 누구나 그렇듯, '이제 다 끝났지만 새로운 출발을 할 때가 되었구나' 생각이 들었고, 설렘과 긴장감을 간직한 채로 독립을 했었다.


그렇게 부모님은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고 드디어 쉴 수 있다는 듯이 많이 놀러 다니셨다. 한 번은 노래방을 드디어 폐업했다고 전화 왔었다. 초등학교 때 개업해서 내가 27살이 될 때까지 많은 역사를 간직한 노래방이었다. 폐허가 된 가게를 둘러봤다.


나와 형을 이끌어내어 어느 정도 완성시키고 나서, 가게는 폐허가 되어서 그랬을까? 기분이 참으로 묘했다. 신기하면서도, 씁쓸하면서도, 드디어 끝났다는 느낌? 서로 반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나 보다는 부모님이 그런 마음이 더 할 것이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내 고등학교 때는 노래방 아들이라는 꼬리표로 알게 모르게 나를 유명인으로 만들어줬으니까.


전에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대화를 했었는데, "부모님이 노래방 장사한다고 기죽거나 하는 거 아니지?" 대뜸 이렇게 말씀하시더니 본인 어머니는 포장마차 했는데도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을 이어 나가셨는데, 물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창피한 적 단, 한 번도 없었을뿐더러 특히 애들이 엄청 부러워했었다. 그러다 보니 노래방에 대한 기억은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요소가 더욱 크기도 했으며, 고마웠다.


주위를 잘 둘러보면, 은근히 감사해야 할 곳이 많았고, 특히 사소하게 감사해야 할 때도 많았다. 자신의 불행과 환경만을 무조건 고집하기보다는, 억지로라도 좋았던 기억과, 감사해야 할 때를 생각해보자. 부정적인 건 우릴 항상 좀먹어가고, 자신을 없애는 반면,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것을 떠올리다 보면, 억지가 아닌 실재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