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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키 Jul 17. 2024

브런치 글쓰기, 재밌게 하려면

열심히 얼쩡거리면 되는 걸까?

글쓰기에 신이 나지 않는다고, 별로라고, 재미없다고 칭얼거리는 제목을 달았다가  어린애 같아서, 유치해서, 부정적이어서 조금 긍정적으로 바꿨다.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내 밖에서 오는 기분 좋은 휘저음을 느끼고 싶어서,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떨어졌을 때 초콜릿 먹는 거 마냥, 기운 나는 반응을 좀 얻을 수 있었으면 했는데... 그런 허망한 바람은 본래 잘 이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기본적으로 내 글에 내가 만족하지 못하니까 아니 자신이 없으니까 기분이 별로일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러나 사실은 주목받지 못하니까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자꾸 커져가고 불안해하는 걸 거다.


아무리 박한 점수를 나 스스로 매겨도,  당신 속에는 나를 사로잡는 어떤 매력노라고, 누구라도 그리 말해주면 좋으련만... 그런 일  역시  생기않는다.


조회수가 적고, 댓글이 달리지 않고,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해도, 어깨 늘어뜨리 않을  만큼 담담했으면 좋겠는데... 참 쉽지 않다. 틈만 나면 브런치를 들락거리면서 내 통계에 실망하고 주목받는 다른 작가들을 부러워하며 꿀꿀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그런 순간들이 줄어들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자꾸 낙담돼서, 브런치가 싫어지려 한다.


그래서 내 글들을 다시 읽어 보면, 어정쩡 시원찮다. 난 내가 꽤나 결단성 있는, 제법  화끈한 여자라고 생각해 왔는데 아니 그렇게 밀고 나가는, 실제로는 정말 그렇지는 않은가 보다.  가끔 언성만 높일 뿐, 화끈은커녕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그냥 미지근한 게, 글 속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그렇다. 정말  글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내 글도, 나라는 사람도 밋밋한 것이 별로로  여겨진다. 에고 이러다가는 큰일 나겠다. 내가 나를 정말 싫어하게  되겠다. 그럼, 그냥 잠시 휴지기에 다시 들어갈까?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생겨 책도 읽고 다른 작가들도 방문하고 생각이라는 걸 사유의 단계까지 끌어올릴 힘이 있을 때, 그래서 글쓰기에  매진할 수 있을 , 그때 다시 쓸까? 


고개를 젓는다. 또 멈추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도망가지는 말자고, 그냥 계속 가자고 나를 다독인다.  지금 상태 가감 없이 그대로 풀어놓았으니 진정성 하나는 획득한 거 아니냐고 일러주면서. 


그래서, 그게 뭐? 진정성 없는 작가가 어디 있다고? 가치와 의미를 따지는 뇌 한 구석의 불신과 의혹을 모른 척하고 에라 모르겠다! 꿀잠 자러 간다.


답을 찾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겠지. 내일은,  또 거의 미칠 만큼 일해도 끝내기 어려운 일들이 나를 기다리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그래도 포기 않고 글 한편 썼으니, 좋은 작가님들의 권고처럼,  이렇게라도 꾸준히 쓰다 보면 혹시 재미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잠 잘 채비를 한다.


어쨌든, 내일 다시 뜨는 태양은  내일 내게 다른 힘을 또 주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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