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가면 보물 찾기가 있었다. 보물 표시를 한 작은 메모지를 선생님들이 소풍 장소 곳곳에 두면 아이들이 그걸 찾고, 그 찾은 종이를 선생님에게 가져가면 보물(?)로 바꾸어 주었다.
그런데 나는 그 보물을 찾아본 적이 없다. 하나도 아니고 두세 개를 척척 찾아내어 다른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친구들이 마냥 신기했었다. 비록 연필이나 지우개와 같은 작은 보물이었지만 졸업할 때까지 하나도 찾아본 적이 없는 나는 '보물찾기' 하면 난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작년 <코스모스>를 읽고 그동안 머리 위의 풍경에 관해서는 의외로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어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곤 했다. 그런데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보물찾기 같았다. 고개를 젖혀 올려다 보아도 어떤 게 별이고 행성인지 어떤 별자리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여러 번 보고 모르면 찾고 하다 보니 하늘을 보고 금성, 목성, 토성이나 계절 별자리는 이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알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무 의미 없던 하늘이 다르게 다가왔다. 검은 들판에서 숨겨놓은 보물을 찾는 느낌이랄까?
어느 날 신문의 천문학 관련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12월 6일일몰 후 1시간이면 목성, 토성, 금성, 달이 서녘하늘에 일렬로 늘어선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래 사진이 기사에 함께 있었는데 꼭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 12월 6일 일몰 직후의 금성, 목성 및 토성의 모습 (출처: Skysafari app)
해가 진 하늘을 올려다보니 달과 금성이 한눈에 들어왔다. 어떤 별보다 밝게 보인다는 금성이 일몰 직후의 달과 어울려 참 어여뻤다.
구름 속 어딘가에 있을 토성과 목성을 그리며 아쉬워하는 순간 일직선에 나는보고야 말았다. 달과 금성 토성 목성이 하나로 놓인 순간을!
산 위에 뜬 달 그 대각선 위로 금성 목성 토성이 나란히 있었다. 하늘 보물찾기 성공!
자연은 관심을 가지는 만큼만 자신이 숨겨놓은 보물을 보여주는가 보다.더 많은 관심으로 하늘의 보물들을 더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