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같은 관심

12살 지구인 이야기(35)

by 도토리

요즘 아이는 학교에서 칼림바라는 악기를 배우고 있다. 코로나로 마스크를 벗고 연주해야 되는 리코더나 단소 같은 악기 대신 음악 선생님이 손으로 간단하게 연주할 수 있는 칼림바라는 악기를 지도해주신다.

"엄마 칼림바 혹시 사줄 수 있어?"

학교에서 두세 번 배우더니 갑자기 칼림바를 사줄 수 있냐고 물었다.

좀처럼 뭔가를 사달라고 하는 아이가 아닌데 악기를 사달라고 하니 기꺼이 련해주었다.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책 크기의 악기다 보니 집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주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에 가지고 타더니 열심히도 연습을 시작한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요즘 자주 듣던 '회전목마'라는 노래의 도입부도 연주하려고 애쓰는 소리가 들려온다. 차에 틀어놓았던 라디오를 끄고 귀를 기울이니 제법 잘한다. 하지만 이럴 땐 섣불리 아는 척하거나 칭찬을 하면 안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눈치가 백 단이어서 섣부르게 칭찬했다가는 '엄마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라며 려 정색하기 때문이다.

별 관심 없는 척했지만 쇠를 튕기며 나는 울림이 오르골 소리처럼 듣기가 좋다.

한참을 연습하던 아이가 한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했다.

'드디어 끝까지 연주했네, 한 곡은 거뜬히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뒷자리에서 아이가 큰 소리로 말한다.

"박수 어디 있어요?"

순간 아이의 표현이 웃겨 웃음이 터진다. 이가 엄마인 나에게 칭찬을 받 싶다는 신호가 왔다.

그래도 웃으면 안 된다. 드디어 내 차례가 온 순간 잘 반응해야 된다.

"와 진짜 잘한다. 벌써 그렇게 실력이 늘었네. 칼림바도 잘하는구나!"

과장을 여러 스푼 넣어 칭찬을 쏟아내니 아이가 흡족한 웃음을 짓는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소나기 같은 관심이 필요하다. 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소나기처럼 한 번에 와르르 하지만 순간으로 내려야 한다. 오늘 오랜만에 아이에게 소나기 같은 찬을 쏟아부으니 미뤄둔 숙제를 한 것처럼 내 마음이 더 시원하다.

자기가 잘할 수도 있는 것들에 지금처럼 호기심을 갖고 찾아나가길 오늘도 나는 조용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