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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Jan 18. 2022

행복을 찾아서

삶이 진동하는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iness, 2007)' 오래전 개봉한 이 영화는 월스트리트  주식 중개인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영화배우 윌 스미스와 그의 실제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던 영화라고 한다.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의 성공 신화를 담은 영화라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느낀 영화의 색깔을 짙은 회색빛이다. 의료기기 판매와 세탁일을 하며 사는 한 가정의 수입이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기기를 들고 다니며 판매를 해보지만 판매는 안되고, 집세와 세금이 쌓이고  결국 아이의 엄마는 떠난다.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주식 중개인 인턴 기회를 끝까지 지키고 결국에는 주식 중개인이 되는 아빠의 모습이 대단하다 못해 슬프다.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불행이 영화 속에서 펼쳐진다. 집세와 세금이 독촉당하고, 열심히 해보려 하지만 일은 잘 되지 않고, 가족을 잃고, 집에서 쫓겨나 거리를 헤매고, 노숙자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 매일 줄을 서고, 그마저 어려웠던 어느 날은  지하철 화장실에서 휴지를 깔고 아들을 재워야 하는 모습들이 펼쳐진다.

"아... 행복을 찾는 건데 왜 이렇게 행복하지가 않아?"

함께 영화를 보던 아이도 장면 장면이 안타까웠는지 여러 번 같은 말을 한다.


고난이라는 것이 끝이 보이면 버틸 수 있으련만, 연이 고통과 고난에 보는 이 마저 깊은 우울감으로 빠져든다. 돈이 많다고 무조건 행복할 수는 없지만 돈이 없으면 사람이 잃어야 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안타까웠다. 돈으로 인해 가족이 와해되고 아이의 안전이나 건강이 위협받고 가장 기본적인 삶인 자고 먹고 자는 것이 어려워진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의 생존이 삶의 과제인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섣부른 말이겠지만 나는 경제적인 이유로 결국에는 삶을 등지고 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아무도 그들이 되어보지 않고 섣불리 말할 수 없으며 아파보지 않고 우리는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 퇴로가 없다는 느낌, 아무리 일을 해도 밑 빠진 독이라는 느낌, 돈은 정신을 빼앗고 결국에는 몸도 빼앗는 것이다.


"아빠는 좋은 아빠예요." 노숙자 쉼터에서 자기 전 아빠에게 건네는 아이의 말이 영화 속 아빠에게는 얼마나 큰 위안이었을지. 좋은 아빠는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매일을 좋은 아빠로 살려고 노력할 때 아이 눈에는 좋은 아빠가 보이는 게 아닐까?

행복을 찾아서 삶을 견디어 낸 크리스 가드너의 삶. 그런 그의 견딤이 있었기에 미국 최고의 주식 중개인 크리스 가드너가 있을 수 있었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찾다'라는 동사와 만나서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행복은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느끼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행복이 와도 행복한 줄 모르는, 이미 행복함에도 행복한 줄 모르는 우리에게 행복은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음을 이 영화가 알려주는 건 아닐까? 매 순간 행복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인생에서 가끔 행복할 뿐이다.  그 가끔을 놓치지 않고 충분히 음미하고 즐기는 것!  그게 행복을  내 것으로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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