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토리 Oct 12. 2022

삶을 지키는 내 작은 용기

17일째, 12일째. 요즘 아침마다 달력을 보며 매일 날짜를 확인하고 있다. 새벽 독서 인증 17일째, 매일 글쓰기 12일째이다. 독서모임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읽는 분량이 매일 15쪽 안팎이지만 고전이라 말도 어렵고 낱말도 생소한 말들이 많아 내용이 이해가 안됐다. 매일 퇴근 후 하루를 마무리하며 읽으려 했으나 집중도 안되고 그냥 글자를 구경하는 느낌이었다. 내용을 이해하고 간단히 인증을 해야 되는데 몇 문장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며칠을 미루니 책을 다시 볼 엄두가 나지 않고 읽지 못한 부분들은 금세 쌓여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밤에 읽을 때와는 달리 이해가 잘되고 인증글도 편히 써졌다. 하루, 이틀 쌓이다 보니 확실히 밤보다 이해가 잘 됐다. 습관이 형성된다는 딱 3주만 이렇게 해보자며 맘을 먹었다. 그렇게 날이 쌓여 오늘로 17일째 새벽 독서 인증을 완료했다. 새벽에 독서인증을 서둘러하는 나를 보고 언젠가 리더 선생님께서 월든의 멋진 표현을 인용하 나를 격려해주셨다.


Every moring was a cheerful invitation to make my life of equal simplicity, and I may say innocence, with Nature herself.

[아침은 언제나 나의 생활을 자연 그 자체처럼 소박하고 순결하게 지키라는 초대장과도 같다.]


아침이 주는 초대장을 받아 들고 글쓰기도 함께 해보자 작은 용기를 냈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조금이라도 시간이 날 때면 낱말을 모으고 문장을 만들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면 일단 브런치 작가의 서랍에 제목만이라도 달아두었다. 그렇게 글쓰기도 12일째까지 왔다. 매일 글을 쓰신다는 분들이 워낙 많지만 일과 홀로 육아를 병행하는 나로서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제 읽은 책의 한 구절이 참 흥미로웠다. 지구의 자전을 옛 이 추측했던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었다.


대저 지구란 그 형체는 둥글고 그 작용은 모나며 일의 효과는 동적이며 그 성질은 정적입니다. 만약 허공 가운데에 지구를 붙박아 놓고 움직이지도 돌지도 못하게 하여 우두커니 공중에 매달아 둔다면 바로 물을 썩게 만들고 흙은 죽게 해서 즉시 썩어 문드러져 흩어지는 현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비단 지구만일까. 생명이 있는 것에는 반드시 움직임이 있고 그 움직임은 생명현상과 직결된다. 사람도 가만히 한 곳에만 몸과 마음을 쓰고 생각이 멈춰 있다면 생명력을 잃고 썩어 문드러지는 게 아닐까? 새벽 독서인증과 매일 글쓰기는 내 삶을 지키는 움직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 뿐인 삶 그래도 이왕이면 생명력있게 팔딱 거리며 살아보고 싶다. 독서를 하고 글을 쓴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이런 내 작은 성공들을 디딤돌 삼아 내 삶을  지키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도 전부는 모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