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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Nov 11. 2022

마카롱 엄마

13살 지구인 이야기(66)

"오늘 급식 메뉴 뭐니?"

5교시 수업을 마치고 나가면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오늘 후식으로 마카롱 나와요!"

아이들은 신기하리만큼 그날의 급식 메뉴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날의 메뉴 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특별한 음식을 콕 찍어 말해준다. 어떤 날은 내가 묻기도 전에 "선생님 오늘 일본식 라면 나오는 거 아세요?" 라며 말해주기도 한다.

"마카롱이 나와?" 갑자기 기분이 좋아 내 입가에 미소가 인다. 내게는 그럴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


나는 마카롱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아이가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급식에 마카롱이 나오면 잔반을 처리하기 전 조용히 내 주머니에 넣고 나온다. 그리고 하굣길에 만난  아이에게 선물이라며 건고는 다. 아이는 그때마다 정말 좋아하면서 맛있게도 먹어준다.


"짜잔!"하고 오늘도 아이에게 건넸다.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는데 "와~ "하면서 맛있게 먹기에 바쁘다.

"엄마가 가져올 줄 알았어?"라는 내 질문에 아이는 아니라고 한다.

"엄마가 매번 마카롱 나올 때마다 안 먹고 챙겨 왔었잖아." 아이가 잊어버렸나 싶어 서운 키도 했다.

"그냥 난 먹으면서 엄마도 이 맛있는 마카롱을 먹겠구나 했어." 라며 다음에는 엄마도 먹어보란다.


그럴 순 없다. 난 내 입보다 아이의 웃음으로 내 마음이 채워지는 게 좋다. 다음에도 꼭 주머니에 내 몫의 마카롱을 담아 아이에게 줄 것이다. 마카롱! 오늘도 맛있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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