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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Dec 26. 2022

[서평] 오늘도 짓는 생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 봄에는 고추를 심고 여름엔 고추를 따고 가을엔 들깨를 베고 겨울엔 땅이 얼기 전에 비닐을 벗기는 농사짓기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매일 일기를 쓰고, 글을 쓰는 작가의 에세이다. 농사를 짓고 글도 짓는다는 작가의 말 그대로 책의 주된 내용은 농사일과 글쓰기에 대한 것이다. 고추를 직접 텃밭에 심어 고추를 키워 고춧가루를 만드는 아이의 할머니 덕에 조금은 작가의 농사 일상이 눈에 그려졌다. 읽는 내내 그래 이런 거였지 하면서 작기의 심경들이 이해가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책의 어느 부분이라고 할 것도 없이 구석구석 출간 작가가 되고 싶은 심정이 나타나있다.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오랜만에 글을 쓰기 위해 장소를 바꿔보지만 결국 빈손이다. 사실 무엇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행동과 감정. 작가에게 적지 않은 공감이 되었던 것은 그와 나 사이에 작은 교집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기의 문장은 간결하다. 간단한 문장으로도 자신이 쓰고자 하는 바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은 글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수려하고 미사의 어구가 들어간 문장보다 담백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글들이 편안히 읽힌다.


농사를 지으면서 작가는 매번 계절 따라 비슷한 일을 했지만 조금씩 작년과 다름을 느끼고 평범한 일상이지만 매일 일기를 쓰면서 자기를 단단히 키워왔음을 책을 끝내며 확신하는 것 같다. 농사하시는 부모님을 돕는 일이 매일 지옥이었다고 표현했지만 작가는 그 속에서 꾸준함이 주는, 일상의 주는, 가족들이 주는 기운 덕분에  결국 작가가 되어 첫 산문집을 낼 힘을 받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도 해보게 된다. <오늘도 짓는 생활>이라는 책 제목 속에서 가장 작가가 힘주어 말하고 싶었던 단어는 '오늘도'라는 단어가 아닐까.


<책장 파먹기>라는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행복의 파랑새는 분명 집에 있다. 분명.' 이 말을 조금 바꿔 작가를 응원해주고 싶다. ' 행복의 파랑새는 분명 작가마음속에 있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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