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둘기 May 01. 2022

#08. 우리가 편집이라고 부르는 것들 : 파인 편집

서울에서 드라마 편집 하기

흩어져 있는 촬영 소스들을 대본 순서에 맞게 정리하는 순서 편집과 숨어있는 감정들을 끄집어내는 가편집 작업이 끝나면 편집의 3단계 중에 마지막 단계인 파인 편집만 남았다. 개인작업 성격이 강한 순서 편집과 가편집 작업과는 달리, 파인 편집은 협업의 성격이 강한 작업이다. 감독과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작업들은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좋은 편집자를 만나는 것은 결혼 상대자를 찾는 것만큼 어렵다는 리들리 스콧옹 (Cutting Edge Editing에서)

힘든 촬영 스케줄을 마치고 편집실에 들어오는 감독들은 불안감과 걱정을 가득 안고 편집실로 들어오게 된다. 편집자들은 후반작업이 시작되고 감독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가장 중요한 조력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이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편집자는 감독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제시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기술적인 도움보다는 작품의 방향성과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을 뜻한다.


파인 편집은 감독과 편집자가 최종적으로 작업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가 완료되면 음악, 색보정, CG 등 관련 부서들로 공유가 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예민하고 민감하게 작업에 임해야 한다. 파인 편집이 완료되면 부서별로 피드백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이때 많은 피드백들로 인해 감독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가 있다. 이때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이 고민들을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편집 작업의 고민과 감독과의 신뢰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상범 편집감독 (KAFA 유튜브 채널에서)


가끔 자신의 주장을 너무 세우는 편집자들도 있다. 대체로 컷 선택에서 이런 상황들이 발생되는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하기 전부터 기분이 상한 채로 작품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편집자는 감독이 찍어온 그림을 보며, 감독은 편집본을 보며, 툭 툭 한마디씩 내뱉는 것들이 결국에는 작품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고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프로답지 못한 행동들은 추후에 자신의 커리어에 막대한 영향이 끼치게 되므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일은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이뤄내는 공동작업인 만큼 편집자는 연출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작업에 임해야 한다. 작품을 잘 마무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편집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들은 보통 집이나 학교에서 개인작업을 하다가 편집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을 것이다. 필자도 편집을 시작하게 된 게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들기보다는 혼자서 찍고 편집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혼자 뭔가 만들어 내는 게 좋아서 시작한 편집이었지만 필드에서의 편집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는 함께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신의 편집본을 사람들과 함께 낱낱이 해부하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이러한 걱정들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이겨낼 수 있었다.

우리는 오퍼레이터인가 디렉터인가?


편집자는 오퍼레이터가 아니다. 디렉터의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가끔은 연출자가 되어야 하고, 음악감독도 되어야 하며, 촬영감독도 되어야 한다.

필자도 아직 파인 편집단계는 어색하고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이 시간들을 이겨내야만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 작품을 소중히 여길 줄 안다면 무엇보다도 강력한 편집자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필자가 그동안 경험했던 편집 작업의 일상과 느낀 점들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자르고 붙이는 단순한 편집의 재미를 넘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07. 우리가 편집이라고 부르는 것들 : 가편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