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적인 사람, 사랑, 삶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중인 이상한 아이는 오랫동안 자라지 못했다. 처음에는 남들보다 빨리 자라다가 어느 순간 성장이 멈췄고, 이제는 다른 사람보다 느린 사람이 되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고 점점 변해가는 거울 속에서 그대로인 꼬맹이는 별을 관찰하고, 돌멩이랑 놀고, 빗물을 모으고, 무거운 벽을 쌓아가며 꽁꽁 숨어버렸다. 개구리가 가끔 수국을 꺾어서 조심히 아이 옆에 놓으면 그때 잠깐 여유를 가지면 구름을 보고 햇빛을 느끼며 꿈을 잠시 꾸었다.
어딘가에 갇혀버린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지, 언제부터였을까? 어디도 가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이유는 뭘까? 무엇을 쫒아야 할까? 넌 누구니? 멈춘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고여 있던 우물은 어느새 말랐고 비틀었고 오래되었다.
새로운 개구리가 나타나 초록을 뽐내며 개굴개굴 울기 시작하면 아이는 괜히 돌멩이를 저 멀리 던졌다. 그래서 비가 내리나? 울지 못하는 아이는 개구리가 부러웠고, 개구리는 그 아이를 자라지 못한 피터팬으로 봤다. 저 멀리 던졌는데 왜 계속 마음에 쌓이는지 모르는 시간 속에서 막연하게 끝을 무서워하고 있다.
모두가 끝나는 시점 그리고 아이가 끝나는 어느 시점, 누군가는 시작이라고 하는 그 순간이 너무 겁이 난 아이는 또다시 저 멀리 무언가를 던지고 우물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