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지난 15년 전, 국어 선생님은 국어시험 3등 안에 든 아이들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3등이었던, 나는 교탁 앞에서 다음 시험에 나올 것 같은 문제를 냈다. 시험에 내가 낸 문제가 나와서 기분이 신났고, 동시에 어떤 한 아이의 눈빛이 기억에 남았다. 그다음 시험에서는 그 아이가 3등 안에 들었고, 그 친구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꾸준히 열심히 해서 수의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꾸준하지 않은 사람이었고, 나의 흥미는 언제나 왔다 갔다 길을 정하지 못한 채 헤매고 다녔다. 글도 공부도 어느 하나 제대로 꾸준하지 못했다. 여전히 길을 못 찾고 있었다. 정말 매일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매일 운동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고, 매일 공부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매일이 있을까? 궁금할 때가 많았다.
어릴 때는 내가 남들보다 어른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남들보다 어린아이가 된 느낌이었다. 나는 멈춰있는데, 누군가는 저 멀리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어른이 되어 떠났는데, 나만 같은 자리에 있는 것 같아 슬퍼졌다. 그런데도 왜 난 아직 그대로 있고 싶을까? 꿈을 꾸고 생기 가득한 아이처럼 남고 싶다. 그래서 매일 꿈을 꾸는 어른이가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