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노른자의 맛

습작 2번

by 서도운

노른자의 맛


달걀의 노른자는

맛이 좋다


흰자의 부드러운 보호 속

숨었던

뜨거운 고동이

입안에서 울렸다


껍질 밖

너는 들었니


조각조각

시간이 멈추는 소리를


하얗게 터진

피의 잔상 위로

흘러내린 것들을


자궁 안 어딘가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손바닥 아래,

마주 잡았던 고동


미끄러지던 박동,

식어가는 심장


어둠의 빛이

벽 너머로

사라졌다


빛은 따뜻했지만

그 안에 어둠은 있었다


하얀 흰자 조각들,

끊어진 동아줄

되돌아올 수 없는

심장의 흔적들


나는 아침마다 달걀을 먹는다.

새로운 고소함과 달걀 조각을 기억하며.

그것은 하나의 근사한 식사겠지.


나는 알고 있다

노른자가 가장 맛있다는 것을.


자가비판.


1. 호흡이 짧음


전체적으로 문장이 '짧고 끊어지는' 스타일이라

독자가 너무 빠르게 감정을 소비하고 넘어갈 위험이 있음.


2. 리듬은 좋지만, 다소 진부할 수 있음


특히 '빛-어둠', '심장-떨림' 같은 은유는

현대시에서 비교적 많이 다루어져서,

새로움이나 독자적 색깔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음.


3. 3연(자궁 안 - 손바닥 - 고동)의 심상이 너무 직접적


생명(고동), 소멸(미끄러짐)을 너무 노골적으로 그려서

더 깊은 암시나, 비유적 여운 없이 감정이 드러나버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트르담의 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