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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강산

자연의 감성

by 서도운

『푸르른 강산』


이 나라는

태백산맥의 정기를 등에 지고 서 있다

높지 않아도 깊고,

거칠지 않아도 단단하다


그 산을 타고

바람이 불고,

세월이 흘렀다


사방의 바다는

품처럼 열려 있어

삶을 길러내고,

이름 없는 것들까지

따뜻하게 감쌌다


우리는

이 강산에서 나고 자라

그 기운을 들이마시며

버티는 법을 배웠다


누군가는

땀을 흘렸고

누군가는

그 땀으로 자란 쌀을 지었다


조상들도

이 땅에 기대어 살았고

결국 다시

이 품에 안겼다


우리도

그 강산에 기대어 살며

어느 날 조용히

다시 그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푸르르다는 건

살아 있는 모든 이름이

하나의 뿌리를 기억하는 일


그래서 우리는

강도 아니고, 섬도 아닌

푸르른 강산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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