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감성
이 나라는
태백산맥의 정기를 등에 지고 서 있다
높지 않아도 깊고,
거칠지 않아도 단단하다
그 산을 타고
바람이 불고,
세월이 흘렀다
사방의 바다는
품처럼 열려 있어
삶을 길러내고,
이름 없는 것들까지
따뜻하게 감쌌다
우리는
이 강산에서 나고 자라
그 기운을 들이마시며
버티는 법을 배웠다
누군가는
땀을 흘렸고
누군가는
그 땀으로 자란 쌀을 지었다
조상들도
이 땅에 기대어 살았고
결국 다시
이 품에 안겼다
우리도
그 강산에 기대어 살며
어느 날 조용히
다시 그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푸르르다는 건
살아 있는 모든 이름이
하나의 뿌리를 기억하는 일
그래서 우리는
강도 아니고, 섬도 아닌
푸르른 강산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