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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의민족

질김의 미학

by 서도운

〈활의 민족〉

당겨 쏘았다.
주먹이 아닌 활이었다.
날이 아닌 곡선이었다.

우리는 주몽의 후예.
부드럽고 질기며,
휘어도 부러지지 않는
근본 있는 무기를 들었다.

쇠로 만든 총앞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당겼다.
손끝의 감각으로,
숨죽인 바람을 가르며,
스스로의 힘으로 맞췄다.

우리는 활의 민족이다.
강함은 뻗는 것보다
견디는 데 있다는 걸
아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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