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관리, 어떻게 해야할까
'亻', 즉 '人'(사람 인) 옆에 어떤 숫자가 오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한자가 만들어진다. 그 뜻을 잘 살펴보면 조직 구성원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어떻게 조직 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人이 '二'(두 이)명 모이면 '仁'(어질 인)이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을 의미한다. 仁은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마음을 의미하기에, 어질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두 사람이 모인 조직, 즉 소규모의 초기 스타트업이 이런 형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딱히 규율이 없더라도 끈끈하고 친밀한 관계만으로 조직은 운영될 수 있다. 대략 50명 정도까지 규모의 회사는 이런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人이 '五'(다섯 오)명 모이면 '伍'(다섯 사람 오)이다. 이 한자는 군대 행렬 대오(隊伍)의 의미를 가진다. 5명씩 한 줄로 늘어서서 행군하는 군대를 상상해 보면 되겠다. 조직이 커지면 모든 구성원 간 소통이 점점 어렵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만으로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대오를 지어 걷는 것처럼, 최소한의 룰 세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대오에서 이탈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도록 인센티브 체계를 잘 만들어야 한다.
이보다 사람이 더 늘어나 '九'(아홉 구)명이 되면 '仇'(원수 구)가 된다. 9명이 되니 느닷없이 '원수', '적' 등의 뜻을 가진 한자가 되는 것이 재미있다. 사람이 늘어나면서 내 옆의 동료는 치열한 경쟁자로 변하고, 사내정치도 발생하는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는 듯하다. 권력이 있는 곳에 정치가 생겨나기 마련이기에 조직이 커질수록 권한을 적절히 분산시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람이 2명일 때는 어질다가(仁), 9명까지 늘어나면 왜 원수가 된다고 하는지(仇), 그 근본 이유를 곰곰이 잘 생각해 볼 일이다.
“토스는 조직구조로 보면 평평한 조직이며 매니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성과평가가 없고 매니저가 직원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 구조도 애자일하다.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팀의 합의로 결정되고 이행된다. 각자 담당 업무에 있어 개인이 담당자이자 최고의사결정권자다. 그렇기 때문에 HR에 있어 투명성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8년만에 직원수 1000명 돌파한 '토스', 인사관리(HR) 전략의 비밀은?", 디지털데일리, 2021년 9월 9일자)
결국 핵심은 모든 구성원들 스스로 각자가 최고의사결정권을 갖도록 하는 조직 수평화와 권한 분산에 있다. 그러고 보니 什에는 '세간살이'라는 뜻이 하나 더 있다. 10명의 직원이 개인인 동시에 각각 세간살이가 되어 자기책임과 자기주도 하에 열심히 일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회사. 그런 회사가 직원들 입장에서는 좀 더 다닐 맛나는 회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