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思 / 煩

자나깨나 (머리에도) 불조심

by 신동욱

생각이라는 뜻의 한자, '思'(생각 사)의 본자는 '囟'(정수리 신) 아래에 '心'(마음 심)이 들어간 '恖'(생각할 사)라고 한다. 머리와 마음에서 함께 생각한다는 뜻이 나왔다는게 흥미롭다. 그런데 머리에 생각이 너무 많은 나머지 불이 나는 모습을 표현한 한자도 있다. '頁'(머리 혈)에서 火(불 화)가 나는 모습을 표현한 '煩'(괴로워할 번)이란 한자다. 그렇다. 생각이 너무 많고 번잡해지면, 머리에서 불이 난다. 스트레스가 덮쳐오고, 마침내 煩아웃에 이르게 된다.


깊은 생각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생각을 멈추고 잠시 내려놓는 것이 필요할 때도 분명히 있다. 특히 내 힘으로 어쩌기 힘든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스트레스에 매몰되어 나를 더 괴롭히기보다 그냥 발닦고 자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계기로 인해 어려운 문제가 갑자기 해결될지 아무도 모른다.


자신의 왕관이 순금인지 알아내라는 왕의 명령에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큰 고민에 빠졌다. 금속을 직접 녹여보는 것 외에는 전혀 답이 안나오는 이 질문 앞에, 아르키메데스는 잠시 생각하기를 멈추고 목욕하러 갔다. 탕속에 몸을 담그자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 발견에 흥분한 나머지 알몸인 것도 잊고 "유레카!"("알아냈다!")라며 달려 나갔다는 이야기, 무척 유명하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해결하려는 자세,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는 무척 중요하고 훌륭하다. 다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큼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됐다. 머리에 연기가 나고 불이 날 것 같으면 그만 생각을 그치고 머리를 식혀주어야 한다. 세상에는 내가 할 일, 남이 할 일, 하늘이 할 일이 있다지 않은가. 내가 할 일에 죽을 힘을 다해 애썼다면, 그걸로 됐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으니까. 그 말 한번쯤 믿어보고 나를 내려놓아보는 연습도 괜찮을듯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6. 不 / 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