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좋은 사람, 나쁜 사람
회사에서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다른 동료에게 친절하고 일을 잘 도와주는 사람은 착한 사람? 갑자기 화를 벌컥벌컥 내고 괴롭히는 사람은 나쁜 사람? 물론 맞는 말이다. 다만, 그런 사람들은 회사에서 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나 착한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일 확률이 매우 높다.
다시 한번 질문해 보자. 회사에서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 답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 직장에서는 실력, 평판, 대인관계 그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평가하는 전제는 소통 능력에 달려 있다. 얼마나 소통을 잘하고, 공유를 잘하는지에 따라 주위 동료들은 그를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으로 평가한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1인 기업이 아닌 이상, 회사는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함께 일하고 함께 성과를 내는 곳이기에.
'착하다', '좋다', '사이가 좋다' 등의 뜻을 가진 '善'(착할 선)은 '口'(입 구)와 '羊'(양 양), '䒑'(초두머리 초)가 결합한 한자인데, 단순히 보면 선한 양처럼 입으로 말하는 모습이다. 한자의 옛 형태인 금문에서는 '言'(말씀 언)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보면 이 한자의 뜻이 대화와 소통에서 왔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반면 '악하다', '나쁘다'는 뜻을 가진 '惡'(악할 악/미워할 오)은 '亞'(버금 아)와 心(마음 심)이 합해진 한자인데, 亞는 사면이 담장으로 둘려 싸인 집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누구의 발도 들이지 않는, 보기만 해도 답답할 정도로 꽉 막힌 모습이 연상되지 않는가? 이렇게 보면 善의 뜻과 정반대로 惡은 소통의 완벽한 단절에서 '나쁘다'는 뜻이 나왔다 봐도 되겠다.
회사에서 동료들이 느끼는 善과 惡이란 결국 '소통' 여부에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상 공유해야 할 정보도 홀로 독점하려는 직원이 간혹 있다. 단언컨대, 그는 실력에 자신이 없고 자기 입지에 불안감을 느끼는 중이다.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은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적극 공유하면서, 동시에 동료의 피드백을 하나라도 더 받아들이려 애쓴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성장해간다.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꾸 혼자만 아는 영역을 만들려고 애쓴다. 정보의 독점에서 능력, 더 나아가 권력이 나온다 여기고 그것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런 직원과 함께 일해야 하는, 소통해야 하는 동료들은 정말 괴롭고 힘들다. 이런 惡한 소통방식은 동료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급기야 서로 미워하는 관계를 만든다. 조직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다. 惡은 '악할 악' 뿐만 아니라, '미워할 오'로도 불리는 한자임을 기억하자. 혹시 내가 동료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다 느낀다면 자신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부터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