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公移山(우공이산)

우공처럼, MayTree처럼

by 신동욱

愚公移山

- 우공(愚公)이 산을 옮기다.


옛날 중국에 90세가 다 된 우공이란 자가 살았다. 그의 집 앞에는 태형산과 왕옥산이 가로막고 있어 이동이 매우 불편했다. 우공은 가족들과 함께 산의 흙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이웃들은 우공과 가족들을 비웃었다. 조그만 광주리에다 흙을 담아 퍼 나르는 것은 누가 봐도 어리석었으니. 이웃사람이 우공을 비웃으며 "당신은 머지않아 죽을 텐데 어찌 그런 무모한 짓을 합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우공이 대답했다. “내가 죽고 나면 내 아들이, 그리고 손자가 계속할 것이오. 산은 깎여 나가고 더 높아지지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나지 않겠는가?” 우공과 가족들이 포기하지 않고 산을 깎는 모습에 태형산과 왕옥산을 지키던 산신들이 위기를 느끼고 옥황상제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공의 정성에 감동한 옥황상제는 힘 센 두 신을 시켜 산을 삭동과 옹남 지방으로 각각 멀리 옮기도록 했다.


"유튜브 구독자수 500만 명 돌파", "오징어게임 OST 영상 조회수 2.5억회 기록", "누적 영상 조회수 5억회 이상",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America's Got Talent 본선 진출 성공까지. 연일 놀라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이 한국인 아카펠라 그룹 MayTree에 빠져들어 유튜브에 올라온 거의 모든 영상을 본 것 같다. 영상마다 기본 수백만회부터 2.5억회 시청수를 기록한 오징어게임 OST에 이르기까지, 이 엄청난 조회수를 보며 나만 미처 몰랐을 뿐 예전부터 매우 잘 알려진 그룹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이 유명세를 타고 유튜브 구독자 수도 폭발한 것은 1년 전 올라온 '윈도우 OS' OST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부터 였다. 그 후 구독자 수는 쭉쭉 오르고 최근에는 마침내 500만명을 돌파했다.

출처 : Youtube, MayTree


이 팀의 역사는 22년 전, 무려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멤버들이 조금씩 바뀌기는 했지만 22년이란 시간 동안 아카펠라라는 한우물만 계속 팠던 것. 음악을 잠시만 들어봐도 대단한 내공이 느껴진다. 그들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계기는 28초짜리 '윈도우 OS' OST 영상이었지만, 그 28초에는 22년의 시간이 담겨 있다.


MayTree를 보니 생각나는 고사성어가 있었다. 愚公移山. 나이 아흔이 다된 노인 우공(愚公)이 산을 옮겼다는 이야기. 그가 산을 옮기겠다는 결심을 하고 정말 실행에 옮기기 시작하자, 이웃들은 그를 비웃었다. 곧 죽을 사람이 뭐하러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냐는 말에 우공은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죽고 나면 내 아들이, 그리고 손자가 계속할 것이오. 산은 깎여 나가고 더 높아지지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나지 않겠는가?”


할 수 있는 일이어서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곧 세상을 떠날 우공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공의 아들, 손자, 그 자손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반드시 하겠다는 말이다.


그의 단단한 의지에 놀란 산신령들이 옥황상제에게 도움을 청해 산을 옮기는 것으로 이야기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우공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행운을 얻은 셈이지만, 그 행운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정말 산을 옮기겠다는 의지와 믿음이 없었다면 그런 행운도 결코 오지 않았을 것이다.


MayTree가 '윈도우 OS' OST 영상으로 한순간에 떡상한 것을 행운으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카펠라를 좋아하니까, 그래서 꼭 해야만 되겠다며 22년간 부지런히 실력을 닦아오지 않았다면, 그 행운은 결코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유튜브가 없던 시절에도 열심히 아카펠라를 연습하고, 유튜브 구독자 수가 미미하던 시절에도 계속해서 호흡을 맞췄기에, 지금의 유튜브 구독자수 500만 명이란 기적이 일어났다.


약간의 재주와 더불어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덕에 큰 성공을 이루었지만, 성공에 취해 오만해졌다가 한순간에 몰락한 사람들을 수없이 본다. 빠르게 성공을 맛봤다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혹은 계속 성공을 이어가야 한다는 조급함에 시달린 나머지 무리수를 두다 빠르게 추락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속도는 느리더라도, 내 꿈을 향해 꾸준히 오르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때 천천히 내려오는 삶을 살고 싶다. 나에겐 비록 포클레인도 없고 손에 쥐어진 건 오로지 삽 한 자루뿐이지만, 매일 조금씩 산을 깎아 나가겠다. 매일 조금씩 내 실력을 쌓아 나가겠다. '넌 그저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야.'라고 사람들이 비웃든 말든 뭐라 하든지 간에, 우공처럼 MayTree처럼 미래를 꿈꾸겠다.


오늘도 愚公移山의 마음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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