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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May 31. 2023

독서를 많이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나 스스로 대단한 실력이 있는 작가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나름의 철학은 가지고 있다. "독서를 많이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지만 정확한 명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많은 독서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색에 있다고 본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을 건강에 비유해보자. 건강하려면 음식을 잘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그냥 무작정 먹는게 능사는 아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서 잘 삼켜야 한다. 많은 음식을 허겁지겁 먹다가는 탈이 나기 십상이다. 꼭꼭 씹어먹는 과정이 사색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혼자서 사색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종종 혼자 멍때리는 시간도 필요하다. 사색의 시간이 길수록 좋은 글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는게 내 지론이다.


물론 꼭꼭 씹어먹으려면 씹어먹을 음식이 필요하다. 껌만 계속 정성껏 꼭꼭 씹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금방 허기질 뿐이다. 음식은 일차적으로 내 경험이 식재료가 되어야 한다. 최대한 많은 경험과 체험을 해보아야 한다. 일상의 작은 일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내 사색의 재료로 삼아야 한다. 그럼에도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독서다. 책은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다만 독서가 먼저가 아니라 사색이 먼저라는 점을 꼭 말해두고 싶다.


1년에 수백권, 수천권 읽는 것이 대단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그 자체가 곧 좋은 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좋은 식재료들을 많이 모았다면 맛있게 음식을 하고, 꼭꼭 씹어 먹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지나치는 작은 일에도 허투루 스쳐보내지 않는 것, 그 속에서 내 나름의 의미를 발견하고 곱씹어 보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글로 옮겨보는 것. 이것만 할 수 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작가가 될 소질이 있다고 믿는다.


#오늘의JOB생각 #글쓰기 #독서 #다독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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