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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류아 Oct 12. 2015

일상이 곧 여행

평범한 일상을 통해 여행하기

 길 위에서 쓰는 글. 지금, 버스는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즐겁게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집에서 주말 내내 잘 쉬고, 또 내려가서 학교생활 잘 하다가 돌아가고.. 일상적인 한 주의 연속. 뒤이어 하루하루의 흐름을 되돌아봤다. 중고등학생 땐 집-학교-학원 집-학교-학원.. 그 생활이 끝난 줄 알았더니 집-직장 집-직장.. 학교에 다시 돌아왔더니 강의실-기숙사-도서관 강의실-기숙사-도서관. 언제나 '나중엔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달라질 것 같지 않다. ‘강의실’이 ‘직장’으로 바뀌고, ‘도서관’이 ‘학원’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가는 곳이 좀 달라질 뿐

 이런 일상이 단조롭고 심심하고, 때론 허무하기까지 하다는 생각을 주변에 이야기하면, 다들 수긍은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나 ‘한가하네. 바쁘면 그런 생각도 안 들어.’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낸다. 일상이 팍팍하다고.

 과연 어쩔 수 없는 걸까? 정신없이 바빠도 마음까지 허무함을 외면할까? 덮어놓고 모른 척 할 뿐이다. 결국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


대개 일상에서 '이동'은 필수! 그리고 이동은 곧 여행.

 나는 팍팍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실마리를 ‘이동’에서 찾았다. 특수한 경우(입원했다거나, 재택근무 등..)를 제외하고 이동은 일상을 유지하는 핵심요소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일상적으로 집에서 직장으로 혹은 학교나 독서실, 학원, 작업실 등으로 간다. 그런데 길을 나서지 않으면? ‘일상’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오늘 회사 가기 싫어서 집에 있고 싶으면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결근을 알려야 한다. 공부하길 포기하고 오늘만 멍하니 가만히 있거나, 혹은 어디론가 놀러가게 되면 그날은 '일상적이지 않은 날'이다.

 일상생활에서 어디론가 오가는 것 자체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동은 곧 여행’. 학창시절부터 그렇게 여겼다. 그래서 학교나 학원에 갈 때 가끔씩 멀리 돌아가기도 하고, 친구 따라 다른 경로를 선택하기도 했다. 직장에서 일할 때는 15분이면 가는 지하철 대신, 하천을 따라 1시간 걸리는 자전거길을 나서기도 했다. 혹은 집이 근처였던 친구의 도움으로 차를 타고 오가기도 했다. 재미삼아 제일 가까운 역 몇 정거장 전에 내려 버스로 환승한 적도 있었다(물론 그만큼 잠을 포기한 채 부지런을 떨어야 했고, 때론 길을 잃어 난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즐거웠다. 무척!).


여전히 마음이 삭막하면 하늘을 바라보자. 하늘은 같은 모양이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가는 길을 이따금 바꾸는 것도 좋지만, 사실 마음을 새롭게 하면 된다. 그러면 늘 가던 길도 새롭게 보인다. 무심결에 지나치던 가로수들을 자세히 관찰한다거나(잎이 언제 저렇게 붉어졌지? 이제 가을이구나.), 가로질러 가기 바빴던 입구 앞에 멈춰 서서 잠시 생각한다거나(가만.. 정문 페인트를 새로 칠했네. 멋지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을 좀 더 주의 깊게 본다거나(맞은 편 저 사람, 행복해보이네. 무슨 좋은 일 있나? 어떤 일일까?), 10분 일찍 나와 평소보다 느리게 걷는다거나(해 본 사람은 안다. 보지 못하던 많은 걸 발견하게 된다는 걸.), 길을 가며 듣던 음악 스타일을 바꿔본다거나.. 일상이 소소한 여행이 된다. 큰맘 먹고 어디론가 멀리 떠나는 여행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틀에 박힌 일상이 무료하고 지루할 때. 일상에 갇혀서 고민될 때. 그 속에서 각자의 여행을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생각만 살짝 바꾸면, 매일매일이 새로운 발견과 감동으로 즐거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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