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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밀 Feb 27. 2020

찌질한 것의 힘


사람은 누구나 안다.

자기 마음의 방 한 켠

음습하고 먼지 쌓인 구석을.


누가 볼까 두려워 덮어둔다.

찌질하다며 비난한다.

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자꾸만 그 구석을 들여다 보게 된다.

보고 싶지 않은데 보게 된다.

간질간질 신경을 긁는다.


찌질한 것은 그래서 힘이 있다.

나를 끊임 없이 반문하게 한다.

가치 있는 것보다

내 안에 깨끗한 구석보다

나를 움직이게 한다.







  긍정을 외치며 살다 보면, 지칠 때가 있다. 세상은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때론 무조건적인 긍정보다 나의 찌질한 욕망이, 부정적인 생각이 삶에 있어 원동력이 될 때가 있다.


  그런 경험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무시 당한 게 분해서,  쪽팔리기 싫어서 열심히 해 본 경험 말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이런 욕구들이 좌절되었을 때 의지가 타오르기 마련이다. 나는 이것이 찌질함의 힘이라고 믿으며, 엄청난 잠재력과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성공의 비결을 물으면 ‘스스로를 믿어라.’, ‘긍정적인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전진하라.’, ‘오늘을 살아라.’ 등의 긍정적인 말로 답할지 모른다. 그런데 정말 그것만이 원동력이었을까? 찌질한 마음은 한 톨도 숨겨두지 않았을까? 그건 아닐 거라고 본다.


  내 주변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사는 건 어떤 거나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 같다며 말이다. 사실 나도 모르겠다. 겉으로 포장된 나는 밝을지 몰라도 속에는 어둡고, 음습한 구석이 더 많다. 오히려 이런 구석이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고, 글을 쓰게 한다. 만일 그 사람이 내게 다시 그 질문을 하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갖지 . 부정적인 생각이 삶의 원동력이  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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