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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밀 Feb 06. 2020

불안



어떤 색도 다 덮어 버릴 듯한

까맣고 까만 밤


불빛 하나 없는 길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개 한 마리


바람이 스쳐가는 풀 소리에 움츠러들고

열매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에도 털끝이 선다.


굶주린 들짐승에게 잡아 먹힐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달리는

가련한 짐승아


잠시 멈춰 서서 냄새를 맡아보아라

그럼 알게 될 것이니


그 밤이 숨겨둔 건

너를 해칠 들짐승이 아니라


너의 목마름을 채워줄 풀과

너의 배고픔을 채워줄 열매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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