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박경리 기념관
해넘이 뉘엿일 때 기념관 계단 오르니
앞마당 잔디밭에 아담한 그녀의 동상
그 모습 잠시 바라다 보고
기념관 둘러 보러 들어서니
아직 다하지 못한 이야기 하는
그녀의 커다란 사진 속 모습
왜?라는 질문으로 문학이 시작된다고
전시된 책장을 가득 채운 저 많은 작품을 풀어내는 산고에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마음속 울음 우렁우렁 차 올라온다
그녀 잠든 곳 찾아나선 길
무수한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산 능선 돌아 다시 계단 올라
묘지가 저기라며 오르는데
허름한 복장의 노 신사 우릴 붙들고는
'내 얘기 좀 5분만 들어 보라'고
작가의 오랜 벗이라며 그녀의 고단했던 삶의 여정 안타까워
담배 두대 불붙여 한대는 무덤에 올려놓고
한대는 당신이 피워물고 한 참을 얘기나누다 내려 오는 길이란다
아담하고 담백한 마지막 이승의 작은 집
통영 앞 바다 내려다 보이는
높은 언덕에 잠들어 고향 바다 내려다보며
사후세계 글놀이 또 하나보다
오랜 친구 찾아와 정담 나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