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와 보았던 천진암
천주교 성지라 찾았었는데
커다란 주춧돌만 자리지키고
산길돌아 선인들 잠드신 곳
조용히 들여다 보고 갔었지
아주 오랫만에
가을이 불러 다시 와 보니
꾸밈의 손길 닿은 오르막 길은
깊은 가을 반짝이며 미소짓는데
막다른 길 끝에 만난 널따란 성지
주춧돌 바위 아직 제자리
100년을 계획하고 성전짓는다는
안내 프랑카드 길손 맞는데
파아란 하늘은 가을을 노래하고
길 손은 100년후를 들여다 본다
100년 지나 변해있을 이곳의 모습을
천진암 성지 휘감은 산 봉우리
울긋 불긋 고운 옷 꺼내 입고서
떠나려는 가을 붙들어 두고
다시 찾아주어 반가웠다며
이 터의 긴 역사 담아 둘테니
100년 후에도 또 와 달라고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