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어머니처럼

by 한명화

검은 겨울나무

그 풍성하던 잎 다 내어주고

벌거벗은 몸으로 호수 지키고 있다

파릇하던 새싹의 봄날

푸르름 무성했던 여름

울긋불긋 아름답다 자랑하던 가을 단풍

겨울 오는 찬바람에 곱던 잎 다 떠나가고

기어이

마지막 한 잎마저 다 내어주고는

쇠진한 몸 다잡으며 쓸쓸히

팔당호 내려다보고 있다

마치

애지중지 키운 자식들

자신의 삶 찾아 다 떠나고

허전함에 빈 둥지 돌아보고 가슴 쓸어내리며

무던히도

열심히 살아냈구나 혼잣말 넋두리에

흰머리 쓸어 올리며 쓸쓸히 미소 짓는

늙은 어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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