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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한 끼의 공양

그리고

by 한명화

작은 모임에서 만남 있던 날

'자ㅡ모두 차에 타세요

오늘의 목적지는 제가 가고 싶은 데로 갑니다

가깝고 멋진 길이 있는 곳으로 모십니다'

경쾌한 총무님 목소리에 주저 없이 탑승


30분도 못 갔는데 도착이라 해서 내려보니

꽤 규모가 있는 사찰

자연 속에 폭 담겨진 풍경이 멋스럽다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니 12시

'사찰에서는 점심공양을 한다던데?'

용감한 총무님 식당에 가 얻은 정보는

낮 12시에는 누구나 점심공양을 받을 수 있다고 힘찬 손짓에 조르르 몰려가니

베푸는 자들의 수고로움으로 큰 그릇에 담아주는 비빔밥에 국물이 먹음직스럽다

종교야 어떻든 끼니가 되었으니 점심은 먹자

마당의 탁자에 둘러앉아 맛있게 뚝딱 해치우고

물가로 가서 먹은 공양 그릇 깨끗이 씻어 놓고

하는 한마디

부처님!

구경도 잘하고

점심 잘 먹었습니다 라고.

돌아오는 길

그 한 끼의 공양 봉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고하고 있을지 한 끼 쉽게 먹어버린 비빔밥 한 그릇이 어깨 위로 슬며시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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