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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배워보라 한다

by 한명화

문주란이 하얀 꽃 활짝

섬세한 손길 벌 나비 되어

부드러운 붓끝으로 분단장해주더니

기다란 하얀 꽃 실컷 보여 주었다며

한잎 두잎 소리 없이 고개 숙이고

뾰족이 씨방 둥글게 제 모습 찾아 간다


곁에서 그 모습 지켜보던 친구

꽃대 슬그머니 고개 내밀고는

질세라 하얀 꽃 피워내는 그 모습에

너도 예쁘다며 붓끝 춤 추고

저도 따라 결실해 보이겠다고

뾰족뾰족 자리 잡은 씨방 서 있다


먼저 오니 먼저 걸어가고

나중 오니 나중 뒤따라 가고

자연의 섭리는 질서인 것을

인간사 무너지는 모습들에

역사가들 기록 두렵지 않느냐며

자연은 따라 배워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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