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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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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ug 26. 2019

메밀꽃 필 무렵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길

이효석 문학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하얀 입구가 서있는 문학관으로  오르다 입구 매표소에 입장료를 내려하니  생가는 안 가느냐고 묻는다

물론 생가도  가겠다하 표를 함께 구매하면

문학관은 2000원  생가는 3000원인데 4500 원이라고 한다  이왕 왔으니 다 보야야 할게 아닌가

매표소를 지나 들어서자 입구에 커다란 돌에 새긴 메밀꽃 필 무렵이 반가운 인사로 손님맞이하고 몇 발자국 매표소 옆으로는 이효석 님의 묘비가 세워져 있었다

잠시 들러 마음의 인사를 드리고 위쪽으로 오르니 찾아주는 이들을 배려하고 그의 글 세계를 전할 안내판과 금방 책 표지 열고 소설이 튀어나올 것 같은 멋진 책 조각들은 이곳이 글을 썼던 작가를 기리는 곳임을 전 하고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는 빨간 우체통이 있어 이곳에서도 느리게 가는 편지를 전달해 주나 보다 생각이 들어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맞은편에 있는 카페로 가면 글을 써서 보낼 수 있다는 안내에 찾아가 보니 아기자기한  까페의 판매 물품 중 하나로1000원의 엽서를 사서 사용하라는 것

작가의 전시관에 발길 들여놓으니 이효석 님의 문학관답게 다양한 작품집이 작가의 작품 활동이 얼마나 열정적이었나를 말하고 있었으며 생전 집필하셨던 방안 풍경에 축음기와 피아노가 있는 것을 보고 글과 음악을 사랑했던 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소개와 분신 같은 작품집 그리고 활동하셨던 시대적 배경으로 분류하여 나누어 평가 소개한 판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과연 작가는 본인이 그 글들을 저리 나누었을까?

아님 비평가들이 사후 작가의 작품 특성을 고려하여 나누었을까? 작가는 그냥 글을 썼을 뿐이었을 것인데 왜 저리 분석하고 분류하여 굳이 시대와 배경을 또는 만났던 모임을 따져가며 저리 분류를 해야 하는지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작가는 글을 쓴다

굳이 그 어떤 것을 나누어 분류하지 않고  그저 ㅡ

그러나 작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 나누고 나누고 평하고 평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

순수하게 그냥 긍정으로 다가오면 고개를 끄덕이면 안 되는 것인지 ㅡ

작가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 순수한 소설속 풍경들을  떠올려 보고 아쉽지만 전시관을 나와 마당 잔디밭에 멋스런 동상의 작가님과 기념 촬영도 했는데 그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님인지라 학생들도 몰려와 사진을 찍어 달라기에 다양한 포즈를 주문하며 네댓 번의  촬영을 해주었더니 보지 않아도 잘 나왔을 거라며 웃는 그 모습은 문학관을 찾아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사랑스러웠다

자그마한 문학관에 오밀조밀 꾸미려 애쓴 흔적들을 바라보며 입구 쪽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한가롭고 조용한 마을 풍경 속에 아직 자라지 않은 메밀들이 사랑한다는 하트를 보내고 있어 빙그레 입가에 미소가 담기며 당부한다

어서어서 자라라 며칠 후 시작될 봉평 메밀 축제

너희도 한몫해야 할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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