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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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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Sep 16. 2019

구둔역 가는 길

아침 식사 후 한마디

여보! 컨디션 어떠세요?

빤히 바라보던 짝꿍의 대답

가자ㅡ

그렇게 분당에서 양평의 구둔역 가는 길


너무도 아기자기한 이쁜 길이었어

옷갈아 입을 준비하는 길가 나무들

길옆을 장식하는 이름모를 가을 꽃들

길가엔 가끔씩 코스모스 손짓하고

길옆 논에는 황금물결 넘실대는데

쓰러져 길 기다리는 아픈 모습은 짠하기도 했어 태풍 지나간 후유증에


넓지도 않고 그다지 좁지도

한가한 도로는 편안한 즐거움을 주었지

산속인 듯  너무 멋진 숲길에 길을 잘못 들었나?

확인하며 가는데 깜짝 선물이 나타났어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본 고달사지  안내판을 스친 거였는데 차를 돌려 고달사지를 떨리는 마음으로 둘러보고 다시 한적한 길을 달려 구둔역에 갔었지


구둔역을 즐기고 차는 깊은 골짜기 길을 지나 해바라기 마을에 갔는데 응? 뭐야

주민의 대답은

해바라기는 여름에만 존재한다는 거야

그리고는 다 베어 버리고 농사를 짓는다는 거였어

정보가 사기를 쳤나 봐ㅡㅎ

그래도 가고 나오는 그 길은 사랑나무 찾아가는 길과 조금 닮아 즐거웠어

짝꿍은

구둔역 가고 오는 길은 힐링의 드리이브 라네


돌아오는 길 점심 시간이 좀 늦어서 광주 휴게소에 들렀어

뭘 먹을까 고민도 잠시 명가의 집이라고 그럴듯해서 소머리 국밥을 11000원씩 두그릇 계산하고 자리 찾아가니 고급진 식당의 모습으로 안에 따로 있네

놋그릇에 나온 소머리 국밥 너무 맛있었어

야채샐러드도 너무 맛있어서 크게 한 접 씨 더 먹었는데 우린 둘 다 국물도 안 남기고 깨끗ㅡ

주방 앞  에 액자 하나

'명인의 비법을 정성으로 담았습니다'라고


구둔역 가고 오는 길은 정말이지 힐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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