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파란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Sep 17. 2019

구둔역에는

아름다운 가을맞이 길을 따라 도착한 구둔

역사 마당에 주차를 하고 내려보니

현관은 잠겨있고 옆으로 들어오란 안내문 덩그렁

쓸쓸하고 허름한 빈집 분위기?

뭐 이래

코스모스는 어디?

다 쓰러져가는 빈집 같은데

이왕 왔으니 옆 모퉁이 돌아 기찻길로 가보자

아!ㅡ여기로구나


작은 간이역이었던 구둔

그 앞에는 오랜 세월을 지켜온 아름드리나무가 많은 길손들의 사연 주렁주렁 달고 방문객 맞이하고 역사 안에는 전성기에 빛냈던 열차 시간표가 누렇게 지난 세월을 전하고 있었다

이용자들의 기다림 터에는 누군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주인이 바뀌었다고

역사 앞에는 좁고 긴 유리거울과 그 앞 의자가 사진 찍어 보라 해서 난 모델 짝꿍이 찰칵  응? 사진 속엔  둘의 커플사진이ㅡㅋ


기적을 울리며 신바람 나게 달리던 기차는 발길이 잡혀 역사 옆에 세월의 흔적 입으며 쓸쓸히 서서는

여행객들에게 예전엔 바람을 가르며 달렸었다는 추억을 말하고 쭉 뻗은  녹슨 철로는 다시 기차를 태우고 싶은 소망 전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상향을 향하는 철로에는 가을을 즐기는 색색의 코스모스가  달리는 기차가 되어 녹슨 철로를 타고 길게 피어 구둔역을 위로하고 있었다

여행객은 우리만이 아니라 젊은 청춘 한쌍이 사진 담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코스모스처럼 아름다워 나도 흉내를 내어 철로 위 청춘이 되어 보았다


허름한 시골집 같은 구둔

오랜 날 여행객들의 손때 묻은 현관은

고장 났다며 자물쇠가 잠겨지고

아름드리나무 한그루 외로운 기차의 친구

녹슨 철로의 소망을 위로하는

하늘거리는 가을날의 코스모스 기차가 있는 그곳


누군가는 구둔역도 곧 역사 저 너머로  간다는데

옛 향수 가득 담긴 간이역의 정취

그냥

언제인가  다시 아도 볼 수 있다면 ㅡ

소망 담아놓고 발길 옮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구둔역 가는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