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서

by 한명화

점심식사 후

손에 작은 커피잔을 들고

뜨거운 커피 한 모금 넘기는데

불현듯 떠오르는 영상 하나

어느 집 귀한 따님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 일 것 같은데

온통 흰옷 속에 갇혀 있다가

한숨 돌리려 머리 숙이고

눈을 감싸주던 고글을 벗는다

아ㅡㅡㅡㅡ저 콧등

환자 돌보려 벗을 틈 없이 콧등을 눌러대

상처가 생겼나 보다

콧등에 밴드가 한 겹,두 겹,세 겹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지쳤을까

떠오르는 영상 속 그녀를 보며

가슴이 찡해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녀에게

아니

코로나 19 퇴치를 위해 현장에서 힘겹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 수많은 분들에게

너ㅡㅡ무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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