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출근?
교육받고 준비하고
6시 땡!
문을 활짝 열었다
5시 40분부터 미리와 1번으로 투표하겠다고
기다리신 분 덕택에 양보해야 해서 야심 차게 계획했던 우리 동네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 1번을 놓쳤다ㅡㅎ
새벽 5시 투표사무원 시작은
준비하고 소독하고 소독수로 닦고
혹시 모를 대비에 마스크 쓰고 손엔 모두 수술용 장갑을 끼고 편하지는 않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동네 일이다 보니 낯익은 반가운 분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기쁨도 아주 컸다
시간을 아끼느라 식사도 뛰어다니며 대충 때우고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또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혜를 모으고 인내하며 조심스럽게 투표하러 오시는 분들을 맞아 거리두기를 안내하고 입구에서 손 소독 후 비닐장갑드리고 온도 측정대를 통과하면 등제 번호를 확인하고 입장하여 순서에 따라 기표를 하게 된다
이번 투표는 코로나로 인해 투표 사무원들도 유권자들도 모두가 몸을 사리며 서로를 위해 조심하는 모습이 참 고마웠다
그러나 어느 곳에나 빠지지 않는 양념처럼 큰소리치며 호통치시는 분들이 있어 소개하면
11시쯤 중년의 신사분이 들어오면서부터 투표에 대한 안내가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며 돈 많은 나라에서 등기로 보내야지 이게 뭐냐며 죄 없는 투표사무원들을 향해 호통을 치는데 등제 번호 확인 과정에서 잘못 찾아온 선거구에 와서 피운 난리.
오후 3시쯤 머리가 단정치 못한 40대의 여자분
신분증을 보여달라는데 왜 자기 신분증을 보냐며 빈정 대는 반말을 하더니 동명 2인에 생년월일도 비슷한 분이 있어 재 확인에 알아서 하지 뭔데 귀찮게 하냐고 이것저것 불만 투성이.
오후 4시쯤 성년의 자녀들과 함께 온 60대 여자분은 출구로 잘못 들어와서 막혀있으니 다시 나가서 입구로 돌아오라는 안내에 소리소리치신다
그곳에 안내문을 크게 쓰던지 안내원을 배치하던지하라고, 안내 봉사하시는 분이 잠시 화장실에 가느라 자리를 비웠다고 이해하시라 하니 봉사는 무슨 봉사 다 돈 받고 하면서 라고 하신다
듣다 보니 너무한다 싶어 다가갔다
ㅡ아주머니 요즘 다들 저렇게 마스크 쓰고 안전거리 지키라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과 바로 보며 하루 종일 이야기해야 하는 위험한 일에 돈 준다고 아주머니는 하시겠습니까? 다들 이 동네 주민들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니 하는 것이지요ㅡ
라고 얘기하자 멈칫하신다
그래도 공감해 주시니 고마웠다
하지만 많은 분들은 애쓴다, 수고한다, 조심하라는 등 격려와 걱정을 해주어서 나름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 6시 자가 격리자들의 투표시간이 되자 책임자는 정리는 자신들이 할 것이니 빨리 안전하게 투표소를 빠져나가라는 배려에 13시간의 길었던 일과의 마무리가 작은 배려로 피로를 잊고 감사함으로 서로 수고했다 인사하며 투표사무원의 하루를 마감했다
왤까?
아무 곳에서나 소리 지르고 자신의 태만을 전가하며 다른 사람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어떤 것일까
투표 사무원의 하루를 들여다보며 어제 받아 두었던 그야말로 돈 받고 했던 봉사료 봉투가 거실 탁자 위에 덩그러니 있어 꺼내어 본다
수고비 90,000원,
식대 1식 6000원씩 3회
합계 10,8000원
어제 ㅡ봉사는 무슨 돈 받잖아ㅡ라며
소리치시던 아주머니 말대로 돈 받았구나라며
긴장과 피로에 아픈 등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웃어본다
투표사무원의 하루를 돌아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