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by 한명화

비가 온다

장맛비

6월에도 7월에도 그리고 8월에도

비와 해님 그리고 나 우린 숨바꼭질 중

비는 언제나 술래

하나 둘 셋 넷 숫자 셀 동안

바닷가에 여행지에 그리고 산책 길에

해님 손잡고 날아 보지만

빗살처럼 빠르게 찾아내고는

어디든 다 숨어보라며 으쓱으쓱


오랜 숨바꼭질에 이젠 지쳤다며

집도 잃고 가족도 잃어 허황해하며

눈물로 지새우는 이재민들

들판의 곡식들도 과일나무들도

무너져 내리며 통곡하는 산등성이도

너무 많은 아픔을 주었지 않냐며

심술꾼 술래에게 부탁하고 있다

이제 그만하자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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