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다냐 너희를

by 한명화

긴 장마라더니

억수같이 쏟아져 내린 장대비는

이곳저곳 온 나라를 탄식으로 빠트리고

분당 천가 정성 쏟은 코스모스 길

4월 봄비 맞으며 심은 모종은

5월부터 예쁘게 피어 하늘거리며

환한 미소로 기쁨 안겨 주고

6월의 비에도 7월의 비에도 잘도 견뎌냈는데

8월 연일 내린 폭우에 이렇게 처참하게 쓰러져 버렸다

산들이 울고 집들이 사라지고 농작물도

인명 피해가 많기도 한데

이까짓 코스모스가 그리 안타깝냐면 할 말 없지만 머리에 은빛 얹은 손길들 모여

온 정성 다하여 기쁨 선물 나누고자

남은 열정 쏟았는데 저리 다 누워 바닥에 붙어있음

어쩐다냐 너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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