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보호

by 한명화

8월이면 만나는 건난

오랜 날들

한여름 무더위에 활짝

신선함으로 그윽한 향기로

무더위에 지친 심신 위로하던 건난


지난해

오랫동안 애썼으니 아름답게 꽃 피우는데 힘을 내라고 화분마다 분갈이하며 화해용 퇴비 넉넉히 주고 흐뭇함으로 바라보다가

버리려 손에 든 퇴비 봉투 무심코 보니 봉투 끝에 아주 작은 글씨로

'난 종류에는 사용하지 마세요'라고

너무 놀라 비료 준 난 화분 발코니에 모아

열심히 샤워를 시켰는데ㅡ

난들은 시들시들 힘이 빠지고 몸살 앓이 하느라고 작년엔 한송이 꽃도 보지 못했다

살아 숨 쉬는 자연 생태에 쓸데없이 깊은 관심 사랑인 줄 알고 그들의 삶의 틀을 흔들어 놓는다

믿고 지켜보면 할 일 잘할 것인데ㅡ


올해

몸살에서 벗어나 씩씩하게 일어서더니

아름다운 꽃 피운 첫 번째 화분

2년 만에

건난의 싱그런 밝은 미소

코끝 간질이는 그윽한 향기

눈높이 마주하고 인사 나누며 한 해 동안 가슴앓이 마음고생에 반가움 더더욱 크다

미안해

널 믿지 못하고 조급하게 굴어서

과잉보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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