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파란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Oct 24. 2020

범종소리 은은한 해인사 경내

셋째

당간지주가 문지기처럼 우뚝 선 산문에 들어서니 이 곳의 역사가 얼마나 켜켜이 쌓였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드리 고사목들이 줄지어 서서 해인사의 이야기 들어보라 한다

고사목과 마주 서 보니 쓰러지지 않으려 작은 가지를 살려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는 그 노고에 가슴이 아렸다

고사목과의 애끓는 인사를 마치고 홍류문을 지나고 또다시 산문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마당이 펼쳐지고 중심에는 대웅전에 마주 선 석탑과 석등이 자리하며 범종과 법고 어고 가 위치한 건물과 빙 둘러선 건물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위쪽 중심에 당당하게 서있는 대웅전을 호위하고 있는 듯했다

범종각 앞에는 바닥에 놀이처럼 보이는 선이 그어 저 있고 가장자리를 등으로 둘러 함부로 밟고 다니지 못하도록 한 것 같았는데 들어가 그림을 따라 걷다 보니 어쩌면 탑돌이처럼 마음을 정화하라는 이 곳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마당에 둘러선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조금은 높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대웅전에 오르니 대웅전 안에서 기도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 문밖에서 조심스럽게 전면의 탱화를 배경한 부처상을 한컷 담고 대웅전 외벽면의 그림을 둘러보기 위해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며 부처의 가르침을 음미해 보았다

불교신자가 아님에도 어느 사찰에 가든 꼭 돌아보는 대웅전 외벽의 그림들은 전개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그 줄거리를 꾸며가며 감상을 하면 마음에 감동과 함께 빙그레 미소를 담을 수 있기에 언제부터인가 이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이제 대웅전 외벽 감상까지 마쳤으니 이곳을 찾은 가장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웅전 뒤쪽의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가슴 뛰는 두근거림을 안고 팔만 대장경판을 만나러.

매거진의 이전글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