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숙제를 내주시다
다섯째ㅡ해인사 내려오며
성철스님 사리탑을 찾았다
불교인은 아니지만 그분의 명성을 알고
그분의 어록을 만났기 때문이다
해인사 입구 쪽에 사리탑
사리탑을 지키는 탑 앞 고목이 웅장한 모습 되어 버티고 서서 잘 왔다 반긴다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라시더니
나무는 역시 나무다
고사목 빈 기둥으로 저리 고운 가을을 자랑하다니
계단을 올라 다른 스님들의 사리탑을 지나자 대단히 넓은 원안에 모서리를 맞춘 세 개의 사각을 얹고 그위 받침 위에 둥근 지구를 안고 계시는 모습 생전에 그분의 모습을 생각하면 많이 화려하다 싶다
그래도 후세의 사람들이 받드는 마음이니 스님도 받아 주셨으면 싶다
이곳에 서니 생전에 뵌 적 없는 스님이지만 많이 반갑고 따스함이 전해지는 것은
그분의 어록이 떠올 라 내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피었기 때문이리라
성철스님의 어록 중ㅡ
다들 너무 걱정하지 마라
걱정할 거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지금 아픈가? 안아픈가?
안아프면 걱정하지 말고
아프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나을 병인가? 안나을 병인가?
나을 병이면 걱정하지 말고
안나을 병이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안죽을병인가? 죽을병인가?
안죽을병이면 걱정하지 말고
죽을병이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천국 갈 것 같은가? 지옥 갈 것 같은가?
천국 갈 것 같으면 걱정하지 말고
지옥 갈 것 같으면
지옥 갈 사람이 무슨 걱정이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처음 이 어록을 접했을 때 눈물 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역시 스님은 대단하시다
어린아이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너무 쉽고 간단한 말씀으로 삶을 들었다 놨다 하시니ㅡ
이곳에 와 떠오른 스님의 어록은
열심히 걸어온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숙제가 되어 숙연해진 마음으로
해인사를 내려오며 마음에 소리 듣는다
ㅡ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고 평안한
마음으로 지옥 갈 일 없게 잘 살아라ㅡ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