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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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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Dec 07. 2020

인제양성의 도산서원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도산서원에 도착했다

삶이 바빠 여유 있는 여행을 즐길 시간이 많지 않아 보고 싶었던 국내의 여러 곳들을 돌아볼 기회가 여의치 않았는데 어깨 위에 올려져 있던 삶의 보따리 내려놓고 시간의 여유 옆에 세운 후 이곳저곳 돌아보는데 이번에는

안동을 찾을 일이 생겨 겸사겸사 퇴계 이황을 만나는 여행이었다

도산서원

안동호를 앞세운 너른 앞마당에는 엄청난 크기의 고목들이 즐비했는데 그 모습들이 예사롭지가 않아 세월의 긴 흐름을 전하고 있었고 그 모습에 감탄과 경이를 표하며 바라보니 도산서원의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문 옆 마당에는 열정이라는 이름의 우물에 아직도 물이 고여 있었다

우물을 지나 계단을 올라 드디어 대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서 눈으로 돌아보니 도산서원의 이곳저곳을 여유 있게 돌아봐야 한다는 무언의 지시를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천히 걸으며 보니 아주 어린 시절 고향 동네 싸리문이 있어 반가움에 들어가니 도산서당이라는 예술적인 글자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이 곳은 퇴계선생이 명종 때 4년에 걸쳐지어 스스로 기거하시며 제자들을 양성했던 곳이라 해서 더 마음이 쏠리기도 했다

좁은 마당 가에는 인위적인 사각의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연못가에는 솜씨 들여 키운 소나무가 멋들어졌다

도산서당 옆으로 나와 계단을 올라 진도 문으로 들어서니 전교당이 었는데 전교당은 보물 210호로 선조 때 건립된 서원의 중심 건물로 선생의 사후에 지어졌으며 선조는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도산서원이라는 현판을 하사하였다는데 전교당에 아직도 걸려 있었다

이곳은 스승과 제자가 함께 모여 학문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던 곳이라는 안내에 학문의 열기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을 것 같았다

전교당에서 우측으로 위쪽에 태극무늬가 그려진 잠겨진 문이 있었는데 인지 그곳엔 통제되어 있을 것 같은 예감에 감히 문을 열어보지 못했다

옛 소중한 건물들 낮은 대문들은 겸손한 마음으로 다니라는 뜻이 내포된 것 같았고 정말 옷을 여미고 고개를 숙여야 지날 수 있는 문들이 있었다

특히 누각의 단청이 화려한 옥진각에는 퇴계선생에 관한 여러 가지를 전시해 놓아서 선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는데 혼천의가 선생과 연관이 있는 것을 보고 글에만 능하신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혼천의와 선기옥형은 유물의 일부가 남았는데 현존하는 최고의 천문기기로 알려졌으며 이것은 제자들에게 천문을 가르치기 위해 선생이 직접 만드신 것이라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옥진각을 나와 주 작은 문을 통해 서재를 보관하던 텅 빈 서고를 돌아보고 머리 숙여 낮은 문을 나오며 1000원짜리 지폐에서 보아 낯익은 퇴계 이황 선생의 대단한 능력과 지혜에 대한 놀라움의 감동을 온몸으로 담아 안으며 도산서원의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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