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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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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Dec 10. 2020

추로지향

도산 서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사각 돌 단위에 가로로 누운 돌비석

멋들어진 글체에 눈을 비비며 봐도

짧은 지식으로 그 뜻 알 수 없어

손 안의 컴퓨터 켜 본다

'추로지향'

공자와 맹자의 고향

예절을 알고 학문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뜻이란다

이걸 왜 도산서원 마당도 아니고

도산서원 안도 아니고

하필 들어가는 입구 길가 모퉁이에

세워둔 것일까

존경하는 마음 너무 커 가까이 세우지 못하고

몇 걸음밖에 세웠던 건 아닐까

이 비는 공자의 77대 장손 공덕성 박사가 1980년 12월 도산서원을 찾아와 퇴계선생의 신위를 배알하고 선생이 끼치신 영향에 존경하는 마음이 더욱 우러나 이를 돌에 새겨 기록했다고 한다

공자의 종손들이 자주 왕래했다는 도산서원

퇴계선생의 인품과 그 지혜와 제자 양성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공자의 종손들이 여러 차례 다녀가고 그 사모하는 마음을 담아 돌에 글을 세겨두었을까

무심코 지나치면 그 뜻을 알 수 없었을 것인데 아름다운 글체를 보고 그 뜻을 알고 싶은 열정에 손 안의 스승이 알려주는 정보로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추로지향이 담고 있다는 내용을 알고 공자의 후손이 직접 글을 써서 돌에 새겼다니 새삼 안동 도산서원과 선생의 생가를 돌아본 이번 여행에 뿌듯한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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