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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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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r 21. 2021

광한루에서 만난 명창

남원 광한루로ㅡ

지리산 노고단을 내려와 남원으로 향했다

산 중턱에서 빠지는 길을 택하면 가까이에 있어서 코스에 들어갔는데 길이 차단되었다

내비는 계속해서 말을 안 들으면 먼길로 돌아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알려준 길로 가라지만 어쩌란 말인가 막아 놓았는데

덕분에 내비 아가씨의 예언대로 멀리 돌아 시간도 많이 소모하고 고속도로를 경유하고서야 도착한 남원 광한

하늘은 높고 봄 날은 청명해서 주차비와 입장료를 내고 입장했다

몇 년 전에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왔었는데 오늘은 짝꿍과 둘만 와서인지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번진다

광한루의 풍경은 예전이나 다름없는 멋스러움에 성 춘향과 이 몽룡의 사랑을 키웠던 그네에 올라타 보며 둘만의 순애보를

떠올려 보았다

이곳도 역시 새롭게 꾸며진 모습들은

스러운 감성을 조금은 덜어내고 있는 듯 하지만 이 또한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에 잠겼는데 어디선가 귀에 익은 가락이 들려와

소리를 따라가 보다 깜짝 반가움에 가까이 가보니 광한루에서 안숙선 명창님을 모시고  촬영을 하고 있었다

누각 밑에서 그 독특하고 오묘한 가락을 즐기며 바라보다가 쉬시는 시간에 밑으로 내려오셨기에 인사를 드리고는 영광스럽게도 명창님을 모시고 한컷 ㅡ

연세가 있으셔서인가 걸음이 불편하신듯해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다리가 좀 아프시단다

많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일까 무심코 나온 한마디

'저런 귀하신 분은 절대 늙지 않을 수 있기를'

지만 어찌하랴 세월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내려앉는 것을ㅡ

먼 길 돌아 광한루를 담았던 마음에

안숙선 명창님을 뵙고 그분의 창을 곁에 앉아 듣는 커다란 선물로 가득 채워 즐겁고 행복한 봄날의 여행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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