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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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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pr 19. 2021

마애여래 삼존불의 숙제

서산 용현리 커다란 바위에 마애여레 삼존불을  다시 만나러 갔었다

30여 년 전 만나본 느낌과 은발의 머릿결을 선물 받은 세월의 강을 건너 다시 만나는 감회의 느낌이 어떨지 알고 싶기도 했다

마애여래 삼존불을 만나러 간  입구 다리에는 네모진 특이한  등들이 환영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 처럼 다리가 없고 물을 건너 숲길을 따라 올라갔었는데 다리를 건너 계단을 올라가니 작은 암자인가? 했는데 마애 여래 삼존불의 관리실이었다

오랜만에 와보니 다리도 계단도 관리실까지 있는 걸 보니  이제는 관리가 잘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전에는 너무 관리가 부실해 보여 안타가웠었는데ㅡ

돌로 조성된 계단을 올라 관리실을 통과해 조금 더 오르니 마애 여래 삼존불 앞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진열장처럼 만들어 유리문을 열고 사진을 찍었던것 같은데 현재는 철거되고 대신  ccTV가 지켜보고 있었다

'백제의 미소  서산 마애여래 삼존불!'

마침 햇빛에 밝게 빛나는 그 미소는 너무도 닮고 싶은 온화한 자애로움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바위를 깎아 만든  불상의 모습에 저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담아낸 석공은 누구일까

오랜 시간 인고의 정성으로 바위를 쪼아내고 부처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가며 마음을 다스리고 불심으로 임했을 본인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6~7세기 백제 때의 삼존불로 추정되며 국보 84호의 석탑 이라는데 예전에 왔을 때는 역사적 사실에 더 무개를 두고 보았다면 이번 만남은 마음이 뜨거워 짐으로 다가오며 작업하고 있는 석공의 신실한 모습과 그의 눈에 보이는 부처의 미소를  떠올리며 두드리는 망치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경건한 마음으로 삼존불의 미소에 빠져 있다가 내려가자는 짝꿍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너무도 닮고 싶은 석가여래입상  입가의  미소를  따라 하고 있는 나 자신에 절로 웃음이 났다

다시 만난 삼존불은 내게 명하고 있었다

나이 들어가며 머리에 은발 찾아오면

마음을 잘 다스려 온화하고 자애로운 표정의 얼굴을 보이는 것이 스스로에게 주는 아주 큰 상ㅡ이라고

삼존불을 대하고 내려오며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마음에 숙제하나  받아 들었다

ㅡ온화하고 자애로운 표정의 얼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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