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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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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pr 22. 2021

중앙탑과 친구들


4월 21일 며칠 만에 좋은 날씨 일기예보에

"우리 오늘 중앙탑에 갑시다"라는 짝꿍의 한마디에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또 코스가 짜일 것이고 또 움직이다 점심시간이 어중쭝해서 아예 오늘은 아들이 학교 때 쓰던 보온 도시락에 도시락을 쌌다.

오전 9시 전에 중앙탑 앞 충주 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 앞에 전시되어 있는 옛 유물들을 감상하며 따끈한 커피로 잠시 호흡을 다듬고 있는데 하나, 둘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이 보여 9시에 먼저 박물관을 관람하려 했으나 웬걸- 공사 중-이 었다

박물관은 날아갔으니 충주호를 배경 삼고 있는 길 건너 멋진 중앙탑이 우뚝 서 있는 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원 이름은 충주 탑평리 7층 석탑으로 통일신라 원성왕 12년에 건립되었는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나라의 중앙을 알고자 하여 남북의 끝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보폭이 똑같은 사람이 출발하여 만난 지점이 이곳이었으며 여러 번의 결과도 같아서 이곳이 나라의 중앙이라 결정하고 탑을 세웠다 전해지고 있다.

1917년 해체 복원 시 탑의 내부에서 여러 가지 유물이 나왔으며 신라시대 유일한 7층 석탑으로 현재는 국보 제6호로 지정되었으며 중앙탑으로 불려지고 있는데 잦은 해체와 복원으로 그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다고도 한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객이 거의 없어서 이 아름다운 곳을 거의 독점하고 즐길 수 있었다.

넓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원 중앙에 우뚝 서 그 위용을 자랑하는 중앙탑을 돌아보고 풍경이 선물하는 여유와 넉넉함으로 채워 주변의 많은 설치 작품들을 감상했는데 영화 촬영지의 의자에 앉아 사진도 찍으며 배우가 되어 보기도 하고 작품 앞에서 작가들의 마음을 나름으로 읽어보고 우리 나름의 재목을 붙여 가며 하늘까지 닿도록 큰 소리로 웃으며 더없이 행복했다.

공원의 한 끝쪽으로 가자 의상을 대여해 주는 곳도 있었는데 마당에 설치해 놓은 아름다운 천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보고는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한 모습에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 상여 뒤를 따라가는 수많은 알록달록한 만장의 모습이 떠올라 짝꿍과 잠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또 그 옆으로 한옥이 있기에 들어가 보니 안은 볼 수 없었는데 마당에 너무도 예쁜 한지 창의 꽃 액자가 충주호를 배경으로 설치되어 있어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미소가 걸렸다

물론 사진도 한컷 찰칵 ---ㅎ

20여년전에 왔을 때는 탑만 덜렁 있었는데 - - -

또한 이 곳은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었으며 한쪽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었는데 이곳의 멋진 야경을 감상하고 차박을 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인 것 같아 다음에 우리의 하루 밤 집터로 찜해 놓고 다음을 예약하며 중앙탑과 그 친구들을 떠나 다음 행선지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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